하나 지성규 "비대면 경쟁력 강화 관건…종합자산관리 디지털 접목 미래 좌우"

입력 2020-07-01 14:54   수정 2020-07-01 14:59


※ 대형 은행들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난처해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수익성이 줄어드는 와중에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가계와 기업에 금융지원을 늘리라는 정부 정책에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코로나19 위기에 처해있는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은행장에게 서면으로 하반기 경영계획을 물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사진) "코로나19와 동행하는 시대엔 비대면 경쟁력을 높이는 게 관건"이라며 "스마트뱅킹 앱 '하나원큐'를 국내 최고의 생활 금융플랫폼으로 만들기 위해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지 행장의 답변.

▷하반기 경영 계획을 간단히 설명해주신다면.

"저성장, 저금리 국면이 장기화하고 있습니다. 경제성장률 하락 폭이 커질 경우 은행 예대마진이 줄고, 부실자산이 늘어날 것입니다. 당장 하반기 중 영향은 적을 수 있습니다. 하나은행은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고, 비이자수익을 확대해 최소한 전년 수준의 이익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소상공인 대출로 여신이 크게 늘었습니다. 리스크 관리 대책은 어떻게 준비 중입니까.

"정부의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 정책에 따라 하나은행도 지역보증재단과 연계한 소상공인 대출 규모를 꾸준히 늘려왔습니다. 개인사업자를 관리 업종으로 선정하고 대출한도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사업장을 방문해 영업상황과 담보물 현황을 파악하고, 매출액 하락을 가정한 원리금상환능력을 들여다보는 등 리스크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타행 대비 자산건전성 지표가 우수한 편입니다.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사업자 대출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개인사업자 전용 머신러닝(ML) 기반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해 금년 9월부터 도입할 예정입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비대면 금융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관련 상품과 서비스 개발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습니까.

"'컵라면 대출'로 불리던 하나원큐 신용대출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출시 1주년을 맞아 대출 만기 시 영업점 방문 없이 모바일로 연장이 가능한 자동화 프로세스를 도입했습니다. 금융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입니다.

부동산 등기 전 신용대출, 전·월세대출 한도조회, 주담대 한도조회 등 하나원큐 앱으로 가능한 모바일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비대면 상품 가입 범위를 법인과 관계사로 확대하는 작업도 추진 중입니다.

인공지능(AI)기반 금융비서 HAI뱅킹을 고도화하는 작업도 벌이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입니다. 빅데이터 플랫폼과 연계해 개인화 서비스를 확대해 HAI뱅킹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입니다.

금융소비자 상황에 다른 오픈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개발해 핀테크업체, 지급결제, 유통 등 다른 분야 우수 플랫폼 기업과 제휴를 확장할 예정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모바일 뱅킹 앱 하나원큐를 전 국민의 필수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순이자마진(NIM)의 하락으로 은행업의 본질이 바뀌어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한국의 은행업은 미래는 어떠해야한다고 보십니까.

"은행 이자이익의 감소가 불가피합니다. 수익원 다변화가 살 길입니다. 은행은 수익증권 판매, 방카슈랑스, 신탁, 연금 등 다양한 자산관리 툴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자산과 부채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기반으로 종합자산관리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은행, IB, 무역금융, 외국환 등 기업금융 업무에서도 다양한 수수료 수익창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이자이익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본격적인 '제로금리' 시대가 눈앞에 온 가운데, 은행에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안은 무엇입니까.

"저축은행 예금 금리조차 연 1%대로 내려왔습니다. 소비자가 은행에 1000만원을 맡겨도 연 10만원의 이자를 기대하기 힘듭니다. 다른 금융, 비금융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정기 예·적금에 가입하는 소비자에게 부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동구매 예·적금 출시를 검토 중입니다. 가입 손님이 많을수록 금리가 높아지고, 제휴사에 제송하는 비금융서비스 혜택도 주는 방식입니다.

하나은행은 정부의 포용금융정책의 취지를 살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금융 소비자를 지원하는 상품을 내놓을 것입니다. 대면 상품보다 유리한 혜택을 주는 비대면 정기예금이 예가 될 수 있습니다."

▷라임사태 이후 사모펀드 및 은행의 자산관리(WM)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습니다. 향후 WM시장 전망과 전략은 어떻게 세우고 있습니까.

"하반기 프라이빗뱅킹(PB)부문에선 소비자 보호와 신뢰 회복을 최우선으로 두겠습니다. 상품 판매단계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의 내부통제 절차를 개선 중입니다. 금융소비자가 개별상품이 아닌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종합적 자산관리를 할 수 있도록 PB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겠습니다.

코로나19와 동행할 수 밖에 없는 시대에 발맞춰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PB와 세무 및 부동산 전문가와 화상 상담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최근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점차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은 어떤 양상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십니까.

"기술기업과 금융회사 간 경쟁이 심화하는 국면입니다. 코로나19로 디지털 채널을 통한 금융 거래가 급속히 늘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은 데이터 3법 도입으로 금융상품 중개판매와 금융업 본업으로의 확장을 추진 중입니다. 기존 금융사와 동등, 혹은 그 이상의 경쟁력을 갖고 있어 은행도 내부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면서 상품 서비스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합니다.

하나은행은 모바일 뱅킹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하나원큐의 개편을 추진 중입니다. 일상생활과 밀접한 생활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인터페이스를 바꾸고, 빅데이터 기반 초개인화 서비스를 탑재할 예정입니다. 모바일 중심 디지털 채널에 특화한 개인 신용대출을 시작으로 대출 상품을 디지털화하고 자산관리 기능도 강화할 예정입니다."

▷마이데이터 사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 진행 중입니까.

"마이데이터 사업은 크게 세 축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개인형 자산관리 솔루션 경쟁이 펼쳐질 것이고, 빅데이터를 제공하고 판매하는 업종이 확장할 것입니다. 신용정보를 제3자에게 전달하는 업종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를 기회로 인식하는 빅테크, 핀테크사의 진입도 예고돼있습니다.

그런데 손님의 자산과 소비·지출의 최적화를 지원하는 종합 재무관리 서비스는 내용 면에서 금융권이나 빅테크, 핀테크사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결국 모아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해결책을 제공하는 데이터 분석 역량이 '키'가 될 것입니다.

하나금융은 2018년 '손님 중심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라는 디지털 전환 비전을 선포했습니다. 그룹 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연구하는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을 설립, 박사 21명 등 신기술 인력이 기술 역량을 축적하고 있습니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7월 빅데이터 분석 및 활용을 위한 플랫폼을 내놨습니다. 인공지능 HAI뱅킹과 연계한 챗봇을 통해 개인화 메시지를 발송하는 마케팅 프로세스를 갖추는 등 데이터 기술의 업무 활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하나은행은 손님빅데이터센터와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의 협업으로 소비자별 소득·지출 및 향후 자금흐름을 추정하고, 필요에 따른 상품을 추천하는 등의 마이데이터 제공할 계획입니다."

▷코로나19로 각국의 국경이 막힌 가운데, 글로벌 전략은 어떻게 세워놓고 있습니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커졌습니다. 그럼에도 글로벌 자산을 늘리고, 해외 진출을 확대해 성장한다는 은행의 기본 계획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중장기 성장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만큼, 선제적인 대비를 통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남방 진출을 가속화하고, 아시아 핵심 금융시장 대상 투자도 늘릴 계획입니다."

▷전반적인 주가가 여전히 기업 가치에 못 미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이 무엇입니까.

"상반기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은행주 주가 흐름이 전반적으로 부진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내수가 위축됐고, 글로벌 무역이 둔화하면서 수출기업의 실적도 나빠졌습니다. 급년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저평가 국면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하반기에는 불확실성이 더 커지면서 은행주 변동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경기 부양을 위한 각국 정책공조와 중앙은행의 움직임, 경제지표 안정화 등이 관건입니다. 은행 내부적으로는 내실을 다져야 할 시기라고 판단됩니다.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비용 효율성을 높여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하겠습니다.

그룹 차원에서도 비은행 부문 증대 및 디지털 금융 역량을 제고해 미래 선장 동력을 높이자는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하나금융은 주주환원 강화를 위해 지난해 자사주 매입을 진행했습니다. 주당배당금도 증가세에 있습니다. 어려운 환경에도 주주가치 증대를 위한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할 계획입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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