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부동산 정책 작동한다고 했지, 잘한다고는 안했다"

입력 2020-07-01 12:07   수정 2020-07-01 12:47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언론보도에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나서고 있지만, 공감대를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김 장관은 수차례의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는다는 비판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언론의 보도는 물론 각종 발표자료에도 즉각적으로 반발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김 장관을 비롯해 박선호 국토부 제 1차관이 직접 나서고 있다.

국토부는 1일 해명 자료를 내고 전날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질의답변 중 그동안 부동산대책이 실패했다는 비판에 대해 김 장관이 “종합적으로 다 잘 작동하고 있다고 봅니다”라고 답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해명자료에 따르면 김 장관의 정확한 답변은 “지금까지 정책은 다 종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봅니다”라는 것이다. 보도에 나온대로 '잘하고 있다'는 표현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모든 정책들을 저희들이 발표를 했지만 어떤 것들은 시행된 것이 있고 어떤 것들은 시행되지 않은 상태에 있기 때문에 모든 정책들이 작동되는 결과를 추후에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잘했다'는 표현 없어…"후속조치 조속히 이뤄져야"

국토부는 이 답변의 취지가 그동안의 정책이 종합적으로 다 작동하고 있지만 아직 12·16대책 및 6·17대책의 후속조치가 모두 이뤄지지 않아 정책의 효과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후속조치가 조속히 이뤄질 필요가 있음을 언급한 것이라고 전했다.

국토부측은 "이번 6·17대책 이후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6·19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6·23일) 효과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며 "7월 중에는 주택담보대출 및 전세자금대출 규제가 적용되고, 연 내 법인 관련 세제 개편도 이뤄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기존에 발표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대한 거주의무기간 부과와 12·16대책에 따른 종합부동산세 강화, 양도소득세 공제요건 강화 등 미 완료 입법사항도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정부 해명의 기본 바탕은 '부동산 대책은 시장상황에 맞게 나오고 있다'는 게 골자다. 여기에 '시장을 모니터링하다가 과열이 나오면 추가 규제한다'는 예고편은 계속되고 있다. 때문에 대책이 몇번째 나왔다던가 시장상황을 정부의 입장과 다르게 진단하면 곧바로 반발이 나온다.

◆ "부동산 대책은 1년에 한번꼴" 장차관 한 목소리

김 장관은 또 이번에 내놓은 6·17대책이 '4번째'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앞서 내놓은 3개의 대책은 2017년 발표된 8·2대책을 비롯해 2018년 9·13대책, 지난해 내놓은 12·16대책으로 추정된다. 다른 대책이나 정책들은 집값 안정 보다는 공급대책이나 다른 부문이라는 설명이다.

예결위에서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22번째 대책을 냈나"라고 물었고 김 장관은 "4번째 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언론들이 온갖 정책들을 다 부동산 정책이라고 카운팅해 만들어낸 숫자다"라며 "주거복지정책도 부동산 대책으로 카운트한 것이다. 저는 숫자 논쟁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 물으니 대답했다"고도 했다.

이러한 입장은 일관적이다.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은 지난 28일 KBS 1TV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현 정부 들어 21번째 대책을 내놨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라며 "순전히 집값 안정을 위한 대책은 1년에 한 번씩만 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향후 집값 전망은 수요와 공급 두가지 측면에서 모두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수요 측면에선 6·17 대책을 통해 법인과 갭투자 수요를 차단했고 8·2 대책 등 앞선 대책들을 통해 세제와 금융, 청약 등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라며 "이로써 규제가 완성 단계에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박차관의 이러한 발언은 전날 김 장관의 답변과도 맥을 같이 한다. 내달에는 부동산 정책이 종합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리라는 전망이다.

◆경실련 "서울 아파트값 52% 올랐다" 주장에도 "아니다"

김 장관은 지난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 값이 52% 올랐다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지적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국가 통계를 내는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4% 정도 오른 것으로 나왔다"며 "경실련 통계는 매매되는 아파트 중위가격으로 나온 것인데, 신축·고가 아파트 위주의 통계이기 때문에 전체 값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지난 3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14% 올랐다면 문 정부는 왜 21번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냐”며 “정부가 14.2% 상승이 정확하다고 주장하려면 한국감정원 통계가 어떤 근거로 만들어졌는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한국감정원 통계가 잘못된 것이라면 그간 잘못된 통계로 국민을 속이려 한 책임자 관료를 경질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입장대로라면 경실련의 이러한 지적은 김 장관을 비롯해 정부의 입장을 흔들기는 무리다. 고작(?) 4번만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 집 안파는 청와대 참모들…경실련 "상위 10명 10억 올라"

다만 김 장관이 아쉬워하는 부분은 있다. 바로 청와대 참모들이다. 집을 두채 이상 보유하지 말라는 정부 정책 기조와 달리 정작 청와대 다주택 참모들이 집을 팔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해 말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직접 집을 두 채 이상 갖고 있는 참모들은 6개월 내 팔라고 했지만, 정작 한 명만 집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이날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장관이 지금 30개월 동안 장관 노릇을 하면서 강남 집값은 7억이, 서울 아파트 값은 평균 3억이 뛰었다"며 "청와대 참모들 아파트가 상위 10명은 10억씩 올라서 한 사람당 57%가 올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3년 동안 집값 잡지 못한 장관은 아직도 구치소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 때문에 그 정권에서 규제를 풀어서 아직도 집값이 오른다고 잠꼬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국토부하고 기재부가 집값을 뛰게 해놓고 6·17일에 대책을 발표했다고도 주장했다. 3월, 4월에 집값이 떨어졌는데, 국토부 차관이 갑자기 용산 개발을 들고 나왔다는 것. 서울시 내에 재개발이 잘 안 되는 지역을 공기업이 들어가서 개발해주겠다고 발표를 하니까 그다음날 여의도가 뛰고 용산이 뛰고 마포가 뛰었다. 그 다음에 잠실운동장에 호텔을 짓는 잠실스포츠 마이스를 발표를 합니까 잠실이 뛰고 강남이 뛰었다. 5~6월간 발표를 하면서 서울을 전부 다 들썩들썩 하게 하고 대책을 발표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김 장관의 해임을 비롯해 부동산 가격 폭등과 대책 취소 및 조정과 관련해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실효성 없는 정책들을 남발하면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들이다. 김 장관은 "국민들이 현재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 많이 화가 나 있다는 이야기다. 제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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