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몰리는 제주…숙박시설 경매도 '활기'

입력 2020-07-03 16:37   수정 2020-10-07 16:36


장기간 침체됐던 제주 숙박시장이 관광객 증가로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여름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국내 관광객이 해외 대신 제주를 찾고 있어서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관광객이 사라지며 적자에 시달리다 매물이 넘쳐났던 분위기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잉 공급이 해소되지 않은 데다 해외 관광객 방문이 저조한 편이어서 제주 숙박시장이 회복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평가하고 있다.
관광객 늘어 숙박시설 이용자 증가
3일 법원경매 전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 지역의 숙박시설 경매 진행 건수는 67건이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월별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 5월(62건)보다도 늘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제주 숙박시설의 경매 물건은 총 249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86건)의 세 배 가까이 된다. 낙찰률(경매 물건 대비 낙찰 물건 비율)도 떨어졌다. 작년 상반기 평균 낙찰률은 19.7%였지만 올 들어 지난달까지는 4.8%에 그쳤다. 지난 1월과 5월의 낙찰률은 0%였고, 2월도 3.9%에 그쳤다. 제주도관광협회의 관광객 입도 현황을 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366만997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02만8386명)에 비해 39.1% 줄었다.

하지만 지난달 이후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며 숙박시설 이용률이 올라가고 있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주말 하루 4만 명 안팎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으며 관광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인 7~8월에 하루 4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제주를 방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광객 증가는 경매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숙박시설 이용자가 늘면서 지난달 제주 숙박시설 매각률은 8.96%, 응찰자는 평균 2.67명이었다. 낙찰가율(경매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지난달 42.21%로 올랐다. 숙박시설은 유찰을 거쳐 감정가의 절반 이하에 낙찰되고 있다. 서귀포시 글램블루호텔 3층은 네 번 유찰 후 지난 4월 감정가(2억700만원)의 26% 수준인 5411만1000원에 낙찰됐다. 일반적으로 호텔은 담보권이 설정돼 있는 개별 호별로 경매에 나온다.
청정 제주 부각으로 분위기 반전되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제주 내 호텔 콘도 등 숙박시설 매매 거래는 297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51건)의 두 배에 달했다. 시행사들이 저가로 던진 매물들이다.

업계에서는 숙박시설 낙찰이 소폭 증가했지만 숙박 경기 회복을 예상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많다.

여름 휴가철 관광객이 증가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게다가 한한령(한류 금지령)이 풀렸어도 중국 관광객 발길이 끊긴 상황이다. 분양에 실패한 뒤 금융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시행사들과 관련 개발 프로젝트도 많다. 에어비앤비 등 저가 숙박 공유업체도 적지 않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제주에서는 그동안 너무 많은 숙박시설이 생겨나 수급 불균형이 심각하다”며 “최근 해외 대신 제주를 선택하는 관광객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과잉 공급을 해결할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주가 청정지역으로 부각되고 있는 데다 제2공항 건설 추진이라는 호재도 있어 향후 부동산시장에 온기가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강경래 베네건축 사장(집코노미박람회 센터장)은 “지난 4년 가까이 제주 시장이 침체 국면을 걸어왔지만 최근 청정 힐링지역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관광객이 늘고 있다”며 “은퇴 세대들이 청정지역에서 제2의 인생을 살려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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