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선, 3년 3개월만에 통산 5승째

입력 2020-07-05 15:55   수정 2020-07-05 15:59


김민선(25)이 버치힐GC 17번홀(파3)에서 까다로운 경사의 2m 남짓한 파 퍼트를 남겨뒀다. 이 홀은 1라운드에서 선수들이 기준 타수보다 0.28타를 더 치는 등 가장 어렵게 플레이 된 홀 중 하나다. 지난 이틀간 여기서 간신히 파를 기록한 김민선은 이날도 그린 뒤 러프에 빠진 티 샷을 간신히 빼낸 후였다. 한 때 50cm 퍼트를 자주 놓쳐 입스(yips)에 걸린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낳았던 그다. 몇 차례 심호흡, 이어진 연습 스윙. 김민선은 침착하게 홀 한 가운데로 공을 밀어 넣었다. 3년 3개월만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이었다.

'장타 여왕' 김민선이 이 퍼트로 3년 3개월의 긴 침묵을 깨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정상에 올랐다. 5일 강원 평창군 버치힐GC(파72·6434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맥콜·용평리조트오픈(총상금 6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를 쳤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04타를 쳐 공동 2위 그룹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2017년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이후 3년 3개월만의 우승. KLPGA투어 통산 5승째다. 대회 전까지 상금 93위(2210만원)에 머물며 시드 유지 걱정을 하던 그는 향후 2년 시드를 확보했다. 또 우승 상금 1억2000만원을 가져가 상금 10위권까지 뛰어올랐다. 김민선은 "다시 우승을 할 수 있을 지 스스로 수 백번은 물어본 것 같다"며 "티샷에서 시작한 부진이 쇼트게임, 퍼팅으로 이어졌다. 긴 부진을 끝내도록 함께 해준 스폰서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진정한 '파이브'로 거듭난 김민선5

김민선은 KLPGA에 등록한 '4번째 김민선'이다. KLPGA 내규에 따라 '김민선4'가 됐어야 했는데, 숫자 4가 싫어 '김민선5'로 개명 신청을 했다. 많은 건물 주들이 4층을 'F(four)'로 표기하거나 아예 4층을 건너뛰고 5층으로 표시하는 것과 같은 이유에서다.

숫자 4는 김민선을 끈질기게 괴롭혔다. 동갑내기인 세계 1위 고진영, 백규정과 '트로이카'로 불리며 2014년 데뷔한 그는 매년 꾸준히 1승씩 거두며 2017년에는 4승째를 올렸지만 이후 3년 3개월 가까이 우승이 없었다. 아홉수(數)처럼 김민선에겐 '4'가 그런 존재였다. 2018년엔 드라이버가 말을 듣지 않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짧은 퍼트를 놓치는 상황까지 자주 보여줬다.

이번 주는 달랐다. 270야드를 쉽게 넘기는 장타는 여전했고 페어웨이 안착률이 88%(37/42)에 달할 정도로 날카로웠다. 그린 위에선 17번홀을 포함해 승부처마다 홀에 공을 넣으며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뽐냈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선 파를 잡으며 통산 5승을 확정했다.
'벌써 2승' 한국토지신탁 함박웃음
김민선과 함께 한국토지신탁도 연이은 '대박'으로 함박웃음을 지었다. 박현경이 기대주로 불리고도 지난해 무관에 그쳤다가 시즌 첫 대회에서 우승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고, 김민선이 3년 넘게 우승이 없다가 한국토지신탁 모자를 쓴 첫 해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다.

시즌 초 출범한 한국토지신탁은 앞서 KL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현경(20)에 이어 김민선까지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벌써 2승을 올린 골프단이 됐다. 올 시즌 다승에 성공한 골프단은 한국토지신탁을 제외하면 롯데(김효주, 이소영)가 유일하다.

이소영(23)의 다승 도전은 아쉽게 무산됐다. 그는 이날 4타를 줄이며 김민선을 턱밑까지 추격했으나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15번홀(파4)에서 나온 유일한 보기가 옥에 티였다. 성유진(20)이 동타로 공동 준우승을 기록했다.

경기 막판 리더보드 상위권을 대거 점령해 첫 승을 노리던 '루키'들의 반격도 시도로 그쳤다. 노승희, 이슬기, 현세린(이상 19)은 9언더파 공동 4위, 유해란(19)은 8언더파 공동 7위에 자리했다. '디펜딩 챔프' 최혜진(21)이 유해란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 '포천힐스 퀸' 김지영(24)은 6언더파 공동 11위를 기록했다. 10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았으나 곧바로 11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범한 것이 뼈아팠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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