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했어도 못받은 성과급 36억 달라"…'증권가 연봉킹' 前직장에 소송 제기

입력 2020-07-06 17:23   수정 2020-10-06 18:34

증권업계 ‘연봉킹’으로 화제가 됐던 미래에셋대우의 김모 부사장이 전 직장을 상대로 약 36억원의 이연성과급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금까지 제기된 증권가 이연성과급 미지급 관련 소송 중 최대 규모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1민사부는 지난 2일 김 부사장이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이연성과급 지급 청구 소송의 1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연성과급이란 성과급을 한 번에 지급하지 않고 여러 해에 나눠주는 제도다. 증권사들은 일반적으로 성과급의 60%를 지급하고 나머지 40%는 이후 3년간 분할 지급한다. 단기성과에 매몰돼 고위험 사업을 추진하는 등의 부작용을 방지하자는 취지다. 좋은 성과를 낸 임직원이 몸값을 높여 이직하는 것을 막는 목적도 있다.

김 부사장은 한투증권에 재직하던 시절 쌓아둔 35억9400만원의 성과급을 받지 못했다며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한투증권 측은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퇴직한 경우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회사 규정을 미지급의 이유로 들고 있다.


법원 판단은 엇갈린다. 지난해 10월 정모씨 외 13명이 IBK투자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이연성과급 지급 소송에서는 원고가 승소했다. 증권사가 소송가액 21억8000만원의 70%를 지급했다. 그러나 2018년 대신증권을 상대로 이모씨가 제기한 소송에서는 증권사가 이겼다. 증권사 내부 규정이 결과를 좌우했다. ‘퇴직자에게 성과급을 주지 않는다’ ‘성과급 지급일 전 자발적으로 퇴사하면 잔여 이연성과급이 사라진다’고 근로계약서에 명시돼 있었기 때문이다.

오범석 법무법인 길상 변호사는 “이연성과급 제도는 근로기준법상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다만 회사와 근로자의 사적 계약인 만큼 위법으로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고 증권사의 재량에 맡긴다면 이연성과급 관련 분쟁이 급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예진/남정민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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