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포럼] 딥택트, 전통기업 디지털 혁신의 비결

입력 2020-07-06 18:08   수정 2020-07-07 00:1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은 불타오르던 디지털 격변에 기름을 부었다. 소비자 관계 측면에서는 전염을 막는 폐쇄와 격리가 강요된 상황에서 언택트(untact)가 급부상했다. 거침없이 진격하는 디지털 기업에 대응하는 기존 전통기업은 아날로그 사업의 핵심 요소와 디지털 기술을 결합하는 딥택트(deeptact)가 유효한 방향성이다.

자연 상태의 인간은 직접 대면하는 콘택트(contact) 방식의 소리와 몸짓으로 소통했다. 이후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는 의사소통 도구가 발달했다. 문자를 비롯해 전신, 전화, 라디오, TV 등이 모두 비대면 언택트 도구다. 디지털 시대에는 실시간 쌍방향 플랫폼 형태가 일상생활이 됐다. 그러나 비대면 언택트의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여전히 콘택트에 강하고 직접적으로 반응한다. 이런 측면에서 콘택트와 언택트를 상호보완적으로 결합하는 딥택트 접근 방식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업 모델의 뉴노멀로 전망된다.

펜더는 1946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전기 기타 제조로 출발한 전통의 명문기업이다. 순조로웠던 실적이 2000년대 들어 급전직하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고객 분석에 집중한 펜더는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초보자들이 기타 학습에 어려움이 많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돌파구는 디지털이었다. 2015년 온라인 동영상 학습플랫폼인 ‘펜더 플레이’를 출시했다. 1개월에 10달러로 재미있게 기타를 배우는 구독 형태로 3년 만에 10만 명의 유료회원을 확보하는 수익사업으로 성장했다. 기타 학습자가 늘어나면서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기타와 유사한 만돌린, 우쿨렐레를 추가했고 향후 다양한 악기교습 플랫폼으로도 확장이 가능하다. 아날로그 콘택트인 기타와 디지털 언택트인 온라인 학습을 결합한 딥택트 사업 모델 혁신이다.

아마존 등 온라인 사업자의 성장으로 오프라인 유통업자들이 초토화되는 와중에 대다수 전문가는 초대형 할인점 월마트의 몰락을 점쳤다. 그러나 월마트는 지난 5월 아마존에 이어 미국 온라인 유통기업 2위를 차지했고 전체 실적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비결은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서비스의 결합이다. 월마트는 온라인 부문 강화를 오프라인 매장과의 연계 관점에서 접근했다. 언택트 일변도인 아마존에는 없고 월마트에는 있는 콘택트 장점의 결합이었다. ‘온라인 주문 후 매장 수령’ ‘생필품 2시간 배달’ ‘전 직원 퇴근 배송제’ 등 딥택트 방식이 효과를 거뒀다.

도미노피자는 가장 극적인 사례다. 1990년대 30분 배달 서비스로 급성장했으나 포화된 시장에서 고전하면서 2008년에는 주가가 3달러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주문을 포함한 고객경험 전반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활로를 찾았다. 현재 400달러에 육박하는 주가가 변화의 결과물이다.

펜더, 월마트, 도미노는 전통적 아날로그 기업이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환골탈태한 사례다. 소위 빅테크 기업인 구글, 애플, 아마존 등과 비교해 디지털 기술에서는 한 수 아래다. 그러나 기존 사업에서 축적한 아날로그 콘택트 역량을 디지털 언택트 기술과 접목해 고유하고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우리나라 전통기업들이 고민하는 디지털 혁신의 방향성에 대해 실질적 교훈을 주는 대목이다.

코로나 충격 이후 디지털 혁신은 업종을 불문하고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디지털 기술의 직접 영향권에 있던 정보통신, 미디어, 유통 부문의 범주를 벗어나 음식점, 신선식품, 교육 등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산업 판도가 재편되고 있다. 그동안 디지털 혁신의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시급성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던 기존 기업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단선적으로 디지털 기업을 모방해서는 한계가 분명하다. 각자 입장에서 차분하게 현재의 아날로그 콘택트 역량과 미래의 디지털 언택트 요소를 복합적으로 결합하는 딥택트 차원의 방향성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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