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처음 무대 오르는 전막 발레 '오네긴'

입력 2020-07-06 17:58   수정 2020-07-07 00:30


러시아 대문호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운문소설 《예프게니 오네긴》을 원작으로 한 존 크랑코(1927~1973)의 발레극 ‘오네긴’은 ‘20세기 최고의 드라마 발레’란 평가를 받는다. 1820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농촌을 배경으로 모험을 즐기는 자유분방한 젊은 귀족 오네긴과 내성적이면서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는 타티아나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극적이고 격정적인 몸짓으로 무대화했다.

작곡가 쿠르트하인츠 슈톨제가 ‘사계’ 등 차이코프스키의 음악 28곡을 관현악곡으로 편곡해 극의 흐름에 따라 연결한 발레음악도 일품이다. 1965년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이 초연한 이후 세계 주요 발레단의 레퍼토리로 사랑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4년 슈투트가르트발레단 내한 공연에서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이 타티아나를 열연해 화제가 됐다. 강 단장과 발레 스타부부인 황혜민, 엄재용이 각각 2015년과 2017년 은퇴 공연으로 이 작품을 선택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전막 드라마발레 ‘오네긴’을 오는 18~26일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난 2월 확산된 이후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전막 발레공연이다.

3막으로 이뤄진 이 작품의 백미는 타티아나와 오네긴의 파드되(2인무)다. 1막에서 타티아나는 오네긴과 사랑을 나누는 꿈을 꾼다. 사랑을 향한 갈망을 우아하면서도 관능적인 춤인 ‘거울 속 파드되’로 풀어낸다. 3막에서는 때늦게 타티아나에 집착하는 오네긴과 번뇌에 빠진 타티아나가 ‘회한의 파드되’를 춘다.

격정적인 춤사위와 극적인 서사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작품이지만 국내에서는 자주 무대에 오르지 않는다. 판권을 소유한 존 크랑코 재단이 공연권을 쉽게 내주지 않아서다. 유니버설발레단도 2009년 초연 이후 2017년을 끝으로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지 못하다가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출신 안무가 제인 번이 나서 3년 만에 공연한다. 번은 2009년에 이어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았다.

강미선과 이동탁, 손유희와 이현준이 각각 타티아나와 오네긴으로 호흡을 맞춘다. 부부이기도 한 손유희와 이현준은 2016년 미국 털사발레단의 수석무용수로서 이 작품에 출연했다. 번이 두 무용수의 파드되를 보고 직접 이번 작품의 주연으로 발탁했다. 올가와 렌스키 역은 홍향기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김나은과 간토지 오콤비얀바가 낙점됐다.

매회 공연에 앞서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이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작품 해설을 들려준다. 문 단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오랜만에 전막 발레를 선보이게 됐다”며 “‘오네긴’을 오래 기다려준 많은 분에게 공연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생한 감동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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