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마케팅'에 목메는 카드사 "우린 손발이 묶여 있어요"

입력 2020-07-07 11:03   수정 2020-07-07 11:17

"삼성카드 쓰면 10만원 드려요." "KB국민카드 사용하면 현금 8만원 증정."

토스 카드 추천에 내걸린 광고문구다. 4월부터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같은 유형의 마케팅을 하고 있다. 100% 카드사가 비용을 부담하는데, 사실상 액수에 제한이 없다. 신용카드 연회비의 100%로 온라인 마케팅 경품에 제한을 둔 여신전문금융업법을 토스 등 핀테크사들은 '전자금융업자'란 이유로 피해나간 덕분이다. 이런 역차별 탓에 갈곳 없는 카드사들의 마케팅이 핀테크에 몰리면서, 핀테크사들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핀테크에 지불하는 플랫폼 비용은 발급건당 17만원에 육박한다. 오프라인에서 카드 모집인들이 신용카드 하나 영업하는 데 들이는 비용과 같은 수준이다. 핀테크 플랫폼 사용료는 카드사들이 핀테크사에 내는 발급 수수료와 마케팅 비용으로 나뉜다. 카드 한 건당 발급 수수료는 전체 사용료의 70~90% 수준으로 고정돼있는데, 최근 들어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오프라인 카드 모집비용에 근접했다는 것이 카드 업계의 설명이다.

핀테크사들은 이같은 마케팅을 시작한 지난해 초에는 50대 50 수준으로 분담하다가 최근 들어 카드사들의 부담을 20%포인트 가량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5대 5로 나눠지던 마케팅 비용을 7대 3, 혹은 8대 2 수준까지 카드사에 넘겼다는 얘기다.

토스는 이미 마케팅 비용 전액을 카드사들이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에는 핀테크에서도 플랫폼 활성화 목적에서 마케팅 비용을 분담했으나 카드사들이 플랫폼에 매달리는 상황이 되면서 분담비율을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은 '역차별'이 핀테크 플랫폼에 목을 매는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여전법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카드 마케팅을 할 때 경품은 연회비의 100%, 오프라인은 10% 이상을 주지 못한다. 핀테크사는 전자금융업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이같은 규제를 피해나간다는 설명이다. 카드사들이 마케팅 경쟁을 벌이는 유일한 창구가 핀테크 플랫폼이 된 셈이다.

오프라인에 비해 '결제'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다는 점도 핀테크 플랫폼에 카드사들이 돈을 올리는 이유 중 하나다. 카드 업계에서는 오프라인에서 끌어온 소비자들보다 핀테크에서 유치한 소비자들의 카드 한 개당 결제액이 20~30% 정도 높게 나온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모집인들이 때로 비용부담을 해가면서 억지로 끌고오는 오프라인보다 핀테크 플랫폼에서는 카드가 필요한 '실사용자'들이 카드 추천 기능이나 카드 마케팅 행사 등을 직접 눌러서 발급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 일각에서도 출혈 경쟁으로 흐르는 핀테크 마케팅을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여신금융협회는 핀테크 제휴 마케팅에 대해 '신규 발급' 기준이 아닌 '결제액' 기준으로 마케팅 혜택을 제공하지 않으면 광고 심의를 내주지 않기로 했다.

단순 카드 발급건수만 늘릴 것이 아니라 카드 사용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다. 카드사들은 결제액만큼의 현금을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이벤트를 하고 있다. 예컨대 신한카드를 7만원 이상 써야 7만원을 돌려주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핀테크와의 마케팅 비용 분담은 카드업계와 핀테크사의 협상력이 좌우하는 부분인데 이런 마케팅 방식이 도입된지 1년만에 기존의 발급채널을 상당수 대체하고 있다"며 "핀테크를 통해 마케팅 효과를 보면 볼수록 핀테크 플랫폼에 종속되고 비용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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