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불붙은 약물재창출 연구…고양이 복막염 치료제까지 등장

입력 2020-07-08 14:46   수정 2020-07-08 14:52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약물재창출 연구가 힘을 받고 있다. 약물재창출은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신약후보물질이나 시판되고 있는 약물을 다시 평가해 새로운 약물로써 효과가 있는지를 찾는 연구방법이다.

전 세계적으로 에볼라바이러스, 후천면역결핍증후군(AIDS), C형 간염, 독감의 치료제들이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 지난 7일 국내 코로나19 중증 환자 22명에게 투여된 렘데시비르 역시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 후보물질이었으나 약물재창출 연구를 통해 재평가됐다.

최근에는 고양이전염성복막염 치료제로 개발되던 ‘GC-376’까지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 연구진은 GC-376을 포함해 C형 간염 치료제로 사용되는 ‘보세프레비르’, 칼페인 억제제 2개 등 총 4개의 약물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밝혔다. 4개 약물은 모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전 물질을 복제하는 데 필요한 효소인 ‘프로테아제’의 기능을 막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형광물질을 이용해 두 분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확인하는 형광공명에너지전이(FRET) 기술을 이용해 약물과 프로테아제 사이의 상호작용을 관찰했다. 그 결과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간 세포에서 4개의 약물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특히 보세프레비르는 미국식품의약국(FDA)이 2011년 승인해 시판되고 있는 C형 간염 치료제다. 연구진은 6월 15일 ‘셀 리서치’를 통해 “보세프레비르는 이미 적정한 복용량, 조제법 및 작용기전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코로나19에 대한 임상 시험 허가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임상에 돌입한 약물도 여럿이다.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를 필두로 중국의 애스클래티스 제약의 C형 간염 치료제 ‘가노보’가 4상에 돌입했으며, 다국적 제약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로슈는 각각 3상과 2,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약물재창출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를 발굴하고 있다.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건 부광약품의 항바이러스 치료제 ‘레보비르’다. 레보비르는 4월 14일 임상2상을 승인받아 현재 8개 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면역항암제의 병용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엔지켐생명과학의 ‘EC-18’ 역시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약물재창출을 통해 발견한 골다공증 치료제 ‘랄록시펜’을 휴온스에 기술이전 했다. 휴온스는 빠르면 내달 말부터 임상 시험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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