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도 모르게 코로나 앓고 지나간 환자, 국내에는 거의 없다

입력 2020-07-09 16:06   수정 2020-07-09 16:23


자신도 모르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앓은 뒤 회복한 환자가 국내에는 거의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면역력이 있는 사람을 방패삼아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는 집단면역이 거의 형성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중앙방역대책본부(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코로나19 항체값 중간조사 결과 중화항체가 확인된 사람은 1명이라고 9일 발표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 속에 들어와 싸우고 나면 면역물질인 항체가 생긴다. 이 중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맞물려 바이러스가 몸 속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중화항체도 있다. 항체검사는 코로나19를 앓고 난 뒤 면역력이 생긴 사람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방대본은 올해 4월21일~6월19일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사람 1555명의 남은 혈액과 올해 5월25~28일 서울 서남권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1500명의 혈액에 코로나19 항체가 얼마나 있는지를 확인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사람 중에는 중화항체를 갖고 있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서울 서남권 의료기관을 찾은 사람 중에는 1명이 중화항체를 갖고 있었다. 일반 항체를 확인하는 선별검사도 했는데 여기서는 3명이 검사 결과에서 양성이었지만 최종 분석 결과 모두 음성을 양성으로 잘못 판별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방대본은 지난 8일 전문가 분석을 거쳐 "국내 확진자는 방역당국이 파악한 환자 규모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국내 지역사회의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이 극히 낮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그동안 감염병 전문가들은 다른 나라의 항체 양성률 등을 토대로 국내도 숨은 감염자가 많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하는 신종감염병중앙임상위원회는 실제 감염자가 확인된 것보다 10배 정도 많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토대로 보면 국내 코로나19 치사율은 지금(2.2%)보다 10분의 1수준으로 낮게 평가해야 하고 이에 맞게 방역수칙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국내 상황은 다른 나라와 다르다는 게 확인됐다. 역으로 보면 코로나19가 여전히 두려운 질환이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치사율이 2.2%에 이르는데다 앓고 난 사람이 1만3293명(8일 신규 환자 50명)으로 전체 인구의 0.0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인구의 60~70% 정도가 면역을 갖고 있어야 코로나19 유행이 멈출 것이라고 판단한다.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마스크를 쓰고 손을 씻는 등 위생수칙을 계속 잘 지켜야 한다.

방역당국은 순차적으로 항체 검사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국내서 대규모 집단 감염이 진행됐던 대구지역 항체 검사 결과는 다음달 발표한다.

정부는 국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올해 1936억원을 투입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치료제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녹십자에서 개발하는 혈장치료제는 임상 1상시험을 면제할 계획이다. 임인택 복지부 보건산업국장은 "300명 정도의 혈장 공여자를 확보해 이르면 7월 2상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셀트리온 항체치료제도 8월 전에 1상 임상에 들어가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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