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특별공급 '확' 늘린 정부…3040세대 마음 잡을까

입력 2020-07-10 12:53   수정 2020-07-10 12:55


정부의 22번째 대책이 나왔다. 이번 대책에선 다주택자들의 세금이 대폭 올리는 동시에 청년층과 신혼부부를 위한 특별공급 물량을 늘렸다. 3040세대를 의식한 공급 대책이 함께 나온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공급이 선언적인 수준에 그쳐 실수요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10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 10차 비상경제 중대본회의에서 이같은 내용를 골자로 하는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무주택 실수요자가 소외감이나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충분한 공급시그널이 필요하다고 봤다. 30대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최근 추격 매수심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 아파트의 30대 매수비중이 지난해 24.0%였지만, 올해 들어 30%를 웃돌고 있다. 지난 4월에는 30.5%를 차지하더니 5월에는 32.1%, 6월에는 33.2%로 확대됐다.

이번 대책에서 정부는 국민주택 뿐만 아니라 민영주택에도 생애최초 특별공급 분양 혜택을 도입하기로 했다. 국민주택의 경우 생애최초 공급비율이 20%에서 25%로 늘어나고 85㎡ 이하 민영주택 중 공공택지는 분양물량의 15%, 민간택지는 7%를 생애최초 물량으로 배정해야 한다.

생애최초 특별공급을 받을 수 있는 소득자격도 완화된다. 국민주택은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00%인 현재 기준을 유지하지만, 민영주택은 월평균 소득 130% 이내까지 특별공급을 받을 수 있게 된다. 2인가구 기준 월 569만원에서 4인가구 기준 809만원인 근로자가 여기에 해당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소득기준도 낮춘다. 생애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신혼부부는 분양가 6억원 이상 신혼희망타운에 대해서는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30%(맞벌이 140%)까지 특별 공급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민영주택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현재는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00%까지만 특별공급을 받을 수 있었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의 경우 취득세가 감면된다. 신혼부부에 대해서는 허용된 생애최초 주택구입시 취득세 감면 혜택을 연령·혼인 여부와 상관없이 확대 적용하는 것이다. 주택 가격이 1억5000만원 이하는 100% 감면하고, 1억500만원 초과에서 3억원(수도권 4억원) 이하는 50% 감면된다. 중저가 주책에 대한 재산세율을 인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지금까지 부동산 대책에서 공급 확대 방안이 없어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입만 어렵게 만들었다는 지적에 정부는 이같은 청년층과 신혼부부를 위한 특별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실질적인 공급 대책이 아닌 보여주기 식 방안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각종 규제로 서울에서 분양하는 주택 수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특별공급 수를 조금 늘린다고 해서 혜택을 받을 만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일반 3040세대가 정책에 대한 효과를 체감할 만큼 강력한 공급 대책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공급 확대는 일반공급 물량에 영향을 주는 만큼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 일반 실수요자들은 분양 수량이 줄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셈이 된다”고 꼬집었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3기 신도시 조기 공급을 위해 2021년부터 신청을 받은 사전청약 물량을 9000가구에서 3만 가구로 확대된다. 대상 택지도 3기 신도시 이외 공공택지로 확대된다. 부동산 규제지역 지정·변경 전까지 입주자 모집 공고가 완료된 사업장의 무주택자 및 처분조건부 1주택자 잔금대출에 대해서는 규제지역 지정 및 변경 전 규제대로 대출이 이뤄지는 보완조치도 오는 13일부터 시행된다.

청년층 전월세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만 34세 이하 청년층에는 버팀목 대출금리를 현재의 1.8~2.4%에서 1.5~2.1%로 0.3%P(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대출대상도 보증금 7000만원 이하에서 1억원 이하로 확대하고, 지원한도도 5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늘린다. 청년 전용 보증부 월세 대출금리도 0.5%P 인하한다.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10%P 우대 받을 수 있는 ‘서민·실수요자’ 기준도 이달 13일부터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에서 8000만원 이하로 완화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 대책은 여전히 핵심을 살짝 비껴갔다”며 “LTV·DTI를 10%p 우대하겠다는 방안도 서민·실수요자의 소득기준에 여전히 해당되지 않는 맞벌이 부부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무주택인데다가 연소득 기준은 실수령액이 아닌 세전금액”이라며 수혜를 입는 대상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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