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 강렬한 '좀비 車추격전'…"짜릿한 여름 나들이 될 것"

입력 2020-07-12 18:13   수정 2020-07-13 00:20


“오랜만에 가족이나 친구들과 나들이하러 간다면 극장에서 ‘반도’를 보세요. 놀이공원과 축제를 다녀온 것처럼 재미있는 이벤트가 될 겁니다.”

연상호 감독(42·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은 극장가에 구원투수로 나섰다. 전작 ‘부산행’의 4년 후 세상을 그린 ‘반도’가 오는 15일 개봉한다. 코로나19 이후 처음 개봉하는 블록버스터이자 여름 성수기 극장가에 걸리는 첫 기대작으로 흥행 여부에 극장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총제작비 190억원을 투입한 이 영화는 좀비가 창궐한 한반도를 떠나 홍콩으로 탈출한 정석(강동원 분)이 폐허로 변해버린 서울로 돌아와 미션을 수행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전 한국 영화에선 볼 수 없던 좀비 액션이 눈요깃거리지만, 폐허처럼 파괴된 인간성 탐구가 뛰어나다.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연 감독을 만났다.

“한국뿐 아니라 대만 홍콩 등 아시아 각국에서 동시 개봉하게 됐습니다. ‘반도’가 극장 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된, 책임감 있는 작품이라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그는 극장에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가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반도’를 제작했다고 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장 등으로 변화하는 영화시장에 대해 고민해온 결과물이라는 설명이다. 이 영화는 아이맥스, 4DX, 스크린X 등 특수관에서도 동시 개봉한다. “각 버전을 다 봤습니다. 원래 2D 기반으로 촬영했지만, 특수관 양식에 따라 미묘하게 느낌이 달라지더군요. 4DX 버전을 보다가 의자에서 거의 떨어질 뻔했고요.”

영화는 좀비들과 인간의 처절한 싸움, 좀비보다 더 사악한 군인들과의 전쟁, 사륜구동차와 트럭들의 카체이싱(자동차 추격) 장면 등 풍성한 볼거리가 넘쳐난다. 특히 소녀들이 폐허에서 카체이싱을 벌이는 장면이 강렬하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대재앙 이후) 세상을 염두에 둔 작품인데 좀비보다 사람이 더 위협적이죠. 세상이 험악하면 사람도 저렇게 되겠구나 싶어요. 아이들은 그런 일상에 빨리 적응하고요. 황당할 수도 있겠지만 인간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담았어요. 그것이 문화의 효과, 우화의 힘이죠.”

‘부산행’으로 좀비물을 주류 장르로 끌어올린 그에게 이른바 ‘K좀비’의 특징을 물었다. “K좀비는 괴물 같은 느낌이 아니에요. 우리 이웃 또는 동료였던 사람이 좀비가 되죠. 적이면서 희생자인 모습이 K좀비의 가장 큰 특징이죠.”

‘부산행’도 처음에는 수많은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좀비가 왜 그렇게 빠르냐’ ‘오리지널 좀비는 느리다’ 등 다양한 말이 쏟아졌죠. 하지만 ‘부산행’은 고전적인 좀비물의 특성을 따랐어요. ‘반도’도 새롭게 하려고 많이 노력했지만 고전적인 부분에 발을 디디고 작업했습니다.”

연 감독은 ‘부산행’ 공유에 이어 이번 작품에선 강동원과 호흡을 맞췄다. “배우들의 몰입력이 뛰어나 놀랐어요. 배우가 연기할 때는 카메라와 배경도 함께 따라가면서 연기하거든요. 강동원과 이정현(민정 역)은 원하는 그림을 얻기 위해 몸과 표정을 사용하는 법을 알아요. 감정 연기와 액션 연기를 할 때 믿음이 갔습니다.”

연 감독은 “시대와의 ‘공명’을 고민하는 것은 예술가의 숙명”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작품을 구상할 때는 늘 가상의 관객을 설정한다. 초기에는 그 관객이 ‘연상호’였다면 지금은 어머니, 길거리의 행인 등 보다 다양한 얼굴을 떠올린다고 했다.

“영화는 기획부터 스크린에 걸리기까지의 시간이 보통 2~3년가량 걸리죠. ‘반도’를 기획할 시점에도 2~3년 뒤 관객 취향이 어떨지 상당히 고민했어요. 대중의 관심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 늘 생각합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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