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 계산기 단 '경영학도' 모리카와, 연장서 토머스 잡고 우승

입력 2020-07-13 14:25   수정 2020-10-11 00:02

일본계 미국인인 콜린 모리카와(23·사진)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샛별로 떠올랐다. 세계 남자골프 강호들이 샷 대결을 펼친 워크데이채리티오픈(총상금 620만달러)을 제패했다. 데뷔 2년차에 벌써 두 번째 트로피다.

모리카와는 13일 끝난 이 대회에서 19언더파 269타를 적어 낸 뒤 연장 3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우승상금 111만6000달러(약 13억3800만원)를 가져갔다. 연장 상대는 최근 PGA투어에서 가장 ‘핫’한 저스틴 토머스(27·미국)였다.

실력에 매너까지 갖춘 완벽한 승리였다. 연장 3차전에서 그는 토머스가 파 퍼트에 실패한 뒤 50㎝짜리 우승 파 퍼트를 남겨뒀다. 그는 두 다리를 세로로 벌리며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했다. 토머스의 퍼팅 라인을 밟지 않기 위해서였다. 우승을 다툰 경쟁자에 대한 예우를 끝까지 지킨 것이다. 토머스는 분패 후에도 “모리카와는 정말 훌륭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모리카와는 지난해 6월 데뷔한 새내기다. 임성재(22)에게 신인상을 내주긴 했지만 골프계에선 그를 잠재적인 ‘슈퍼스타’로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108위(296.7야드), 퍼팅 이득타수 150위(-0.156타) 등의 약점을 높은 ‘골프 IQ(지능지수)’로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지난달 트래블러스챔피언십에서 처음 커트 탈락하기 전까지 데뷔 후 22개 대회 연속 커트 통과 행진을 펼쳐왔다. 이는 타이거 우즈(25회)에 이어 역대 2위 기록이다. 우즈는 이 기간 여섯 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높은 골프 지능은 그가 구사하는 ‘확률 골프’에서 드러난다. 미국 명문 UC버클리에서 골프와 학업을 병행해 경영학 학위를 따냈다. ‘물리학도’ 브라이슨 디섐보(27·미국)가 아이언 길이를 똑같이 만들며 물리를 골프에 접목한 것처럼 ‘경영학도’인 모리카와는 코스에서 머릿속 계산기를 두드린다.

PGA투어는 “모리카와는 미스샷 확률까지 계산해 가장 손해가 적은 쪽을 택한다”고 했다. 모리카와의 어린 시절 코치는 “그는 코스를 분석한 뒤 자신의 능력에 맞춰 작전을 짜는 능력이 있다”고 했다.

그의 분석력은 연장전에서 더욱 밝게 빛났다. 연장 1차전에서 토머스가 약 1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었을 때였다. 모리카와로선 흔들릴 법한 상황. 하지만 그는 끝까지 토머스의 공에서 눈을 떼지 않고 홀 주변 경사 정보를 수집했다. 결국 그 역시 7.4m짜리 버디 퍼트를 집어 넣었다. 모리카와는 “토머스의 퍼팅을 보며 마지막에 공이 어떻게 흐를지 예상했다”고 털어놨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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