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가 지난달에도 한국 주식을 내다팔며 5개월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6개월 연속 매수에 나서며 또 한 번 사상 최대 보유금액을 경신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한국 상장주식 42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2월 이후 5개월 연속 한국 증시에서 자금을 빼내고 있다. 장기간에 걸친 매도세로 지난해 말 593조1910억원이던 외국인의 한국 주식 보유금액은 지난달 말 541조5880억원으로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특히 투자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신흥국 증시가 더 타격을 받고 있다.
외국인은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는 것과 달리 한국 채권은 쓸어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한국 채권 10조88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난 1월 이후 6개월 연속 상환금액보다 순매수금액이 더 많은 순투자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의 지난달 말 한국 채권 보유금액은 146조5720억원으로 지난 5월(143조500억원) 이후 한 달 만에 또 사상 최대기록을 갈아치웠다.
경기하강 우려 확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면서 채권시장이 오랫동안 강세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채권 투자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유럽이나 일본 등 주요 선진국 채권보다 금리가 높은 한국 채권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일 한국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397%로 독일 프랑스 일본 국채 등에 비해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환 헤지(위험 회피) 비용이 적게 드는 것도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한국 채권을 사들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0일 원달러 선물 환율에서 현물 환율을 뺀 지표인 원달러 스와프포인트(1년물 기준)는 ?4.9원으로 장기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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