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모 "처음 도전하는 쇼뮤지컬…시대 관통하는 메시지에 반했죠"

입력 2020-07-13 17:03   수정 2020-07-14 14:18

성악가 출신인 양준모(사진)는 뛰어난 가창력으로 무대를 휘어잡는 뮤지컬 배우다. 중저음의 목소리로 묵직한 울림을 선사하며 많은 팬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그가 작품 전체에서 혼자 부르는 솔로곡이 단 한 곡뿐인 역할을 맡았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주인공 줄리안 마쉬 역이다. 이 작품은 그동안 그가 출연했던 다수의 작품과 결이 다르다. 이전엔 ‘영웅’ ‘명성황후’ ‘레 미제라블’ 등 선이 굵고 웅장한 서사 중심의 작품에 출연했다. 반면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브로드웨이를 대표하는 정통 쇼뮤지컬의 고전이다. 화려한 탭댄스와 쇼가 극의 중심을 이룬다.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난 양준모는 “이전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고, 저와는 거리가 먼 작품이라 생각했었다”며 “하지만 대본을 읽고 나서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명작이란 생각이 들어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엔 뮤지컬 공연을 제안받으면 악보부터 봤는데 이젠 대본을 먼저 본다”며 “연기 위에 노래가 있는 게 아니라 연기 안에 노래가 스며드는 것이란 것을 깨닫게 됐다”고 강조했다.

다음달 23일까지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리는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30년대 대공황기 뉴욕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시골 소녀 페기 소여가 코러스로 출발해 스타의 꿈을 이루는 이야기다. 마쉬는 공연 시장이 심각한 불황에 빠지며 무대를 계속 올리지 못하다가 ‘프리티 레이디’라는 신작으로 재기를 꿈꾼다. 우여곡절 끝에 소여의 재능을 알아보고, 스타로 키워낸다. “작품의 배경인 대공황 시기처럼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도 공연계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죠. 작품에선 짧게 그려지지만 마쉬가 공연을 올리는 과정은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힘들고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모습은 지금 공연계에도 많은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준모는 극중 마쉬와 공통점이 많다. 그는 배우뿐 아니라 연출도 한다. 2014년 오페라 ‘리타’를 연출했다. 끊임없이 도전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그는 오페라를 알리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오페라를 소개하는 ‘양준모의 오페라 데이트’를 정동극장에서 진행하고 있다. 작년엔 제작 감독이자 뮤지컬 작곡가인 부인 등과 함께 공연기획사 ‘몽타주컬처인스테이지’를 설립해 무대극을 발굴·기획하고 있다. 내년 4월엔 정동극장과 손잡고 뮤지컬 ‘포 미니츠’를 선보인다. 양준모가 예술감독을 맡고 정동극장의 김희철 대표가 제작한다.

“아직까진 아무도 기획사 일로는 돈을 벌지 못해요. 각자 하는 일에서 돈을 벌고, 힘들지만 시간을 쪼개 함께 도전하기로 한 거죠. 누군가 억지로 시켰다면 절대 못하는 일이지만 동료들과 함께 진심으로 즐기며 하고 있습니다.”



마쉬가 소여의 재능을 알아보고 도와주듯, 양준모도 후배들을 적극 돕고 있다. 후배 배우를 포함해 뮤지컬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모아 ‘시어터 보이스 스터디’를 열고 있다. 뮤지컬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공부하는 시간을 보낸다. 지난해부터 여섯 차례 진행됐으며, 매회 50여 명 정도가 몰린다. 1만원가량의 참가비만 받아 대관료, 게스트에게 주는 선물 등에 쓴다. 최근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도 열었다. “주제도 정하지 않고 매번 즉석에서 자유롭게 진행하는데 네 시간이 훌쩍 갈 정도로 다들 열정적이에요. 저는 선천적으로 탁월한 사람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노력해서 노래도, 연기도 하게 됐습니다. 이런 경험을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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