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기피산업에서 ‘황금알’로 변신한 폐기물처리…주요 기업 몸값 잇달아 ‘점프’

입력 2020-07-14 10:53   수정 2020-07-14 10:55

≪이 기사는 07월13일(09:0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폐기물 처리시설은 악취와 소음 등으로 오랫동안 기피대상이었다. 자본시장에서도 같은 이유로 투자자들의 관심 밖에 있었다. 폐기물 처리업체들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그랬던 폐기물 처리업체의 인기가 최근 치솟고 있다. ‘뭉칫돈’을 들고 투자하겠다는 곳이 줄을 설 정도다. 안정적인 경영환경 속에서 고속성장하는 분야라는 점이 뒤늦게 조명받으며 ‘황금알’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쏟아지는 투자자금

태영건설의 자회사인 TSK코퍼레이션은 최근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회사채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진행해 모집액(700억원)의 네 배가 넘는 250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청약 경쟁률이 2대 1을 넘기조차 쉽지 않을 정도로 회사채 시장이 냉각된 상황임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과라는 평가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공모 회사채 청약 경쟁률은 평균 2.58대1을 기록했다. 예상 밖의 투자수요가 몰리자 TSK코퍼레이션은 채권 발행금액을 1100억원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기관들은 안정적인 성장추세를 눈여겨보고 TSK코퍼레이션 회사채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2017년 511억원에서 2018년 838억원, 지난해 1100억원으로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수익성이다. 이 회사의 지난 1분기 매출총이익률은 29.7%을 기록했다. 폐기물처리사업의 경우엔 이 지표가 무려 88.5%에 달했다.

이 회사는 모회사인 태영건설의 기업가치를 띄울만한 히든 카드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동안은 태영건설의 여러 비상장 자회사 중 하나로 사업구조와 가파른 성장세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태영건설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기업가치를 재산정할 때 숨겨졌던 진면목이 드러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태영건설은 오는 9월 투자회사인 티와이홀딩스와 사업회사인 태영건설로 인적분할할 예정이다. 신서정 SK증권 연구원은 “같은 사업을 하는 국내와 해외 상장사의 현재 기업가치를 적용하면 TSK코퍼레이션의 가치는 이미 현재 태영건설의 시가총액(10일 기준 1조2835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라며 “지주회사 전환작업이 완료되면 티와이홀딩스의 순자산가치에서 TSK코퍼레이션의 가치가 절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兆 주고서라도 인수”

M&A시장에서도 폐기물 처리업체들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올 상반기 매물로 나왔던 의료 폐기물 처리업체인 ESG그룹은 인수 후보간 치열한 경쟁 끝에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새 주인으로 맞게 됐다. KKR이 제시한 인수가격은 약 9000억원이다. KKR은 매각자인 홍콩계 PEF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조만간 M&A 거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IS동서-E&F 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이 사들일 예정인 코엔텍 역시 높은 인기를 누렸다. 치열한 인수전 끝에 몸값이 5000억원까지 치솟았다. IS동서는 2017년 건설 폐기물 처리업체인 인선이엔티를 인수하는 등 최근 폐기물 사업에 적극적으로 힘을 싣고 있다. 현재 매각을 위한 입찰이 진행 중인 EMC홀딩스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인수 후보 4~5곳이 이 회사를 사들이기 위해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 M&A시장에선 EMC홀딩스 매각가격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유망업종으로 재평가 본격화

폐기물 처리업체들이 고공행진하는 것은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구조 덕분이다. 정부 인허가와 주민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업체간 경쟁 강도가 약한 데다 경기 변동의 영향도 적게 받는 편이다. 일감도 풍부하다. 환경부 등에 따르면 2001년 약 28만t이었던 국내 하루 평균 폐기물처리량은 매년 평균 3.2%씩 증가하며 지난해 약 46만t을 기록했다. 반면 정부의 규제 강화로 폐기물 소각매립 시설은 갈수록 줄고 있다. 2013년 795곳이던 폐기물 소각매립 시설은 감소를 거듭하며 지난해 670곳으로 축소됐다.

폐기물 처리기술이 발전하면서 단점인 악취와 소음에 대한 우려도 크게 줄었다. 폐기물 처리업이 갈수록 환경 산업으로 이미지를 구축하는 이유다. 증권업계에선 이 같은 산업 특성상 폐기물 처리업체의 가치가 꾸준히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규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요에 비해 부족한 공급 덕분에 업체들의 폐기물 처리단가가 장기간 오르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며 “이제는 폐기물 처리업체들에 대한 재평가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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