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변호사회, '박원순 고소인 조롱 논란' 진혜원 검사 징계요청

입력 2020-07-15 13:48   수정 2020-07-15 13:49

"(진혜원 검사 글) 너무 부적절…피해자에 대한 2차가해 성격 짙어"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 검사(44)가 SNS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를 조롱하는 듯한 취지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된 것을 두고 한국여성변호사회(여성변회)가 대검찰청에 징계를 요청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여성변회는 이날 오전 대검에 진혜원 검사의 징계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우편으로 제출했다. 여성변회는 "(진 검사의 글이) 너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성격도 짙어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여성변회는 전날 성명서를 통해 "박원순 시장이 자신에 대한 책임을 죽음이라는 가장 극단적 방법을 택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권력형 성폭력 범죄로 의심되는 피해자의 주장이 존재하는 만큼 박원순 시장을 지나치게 영웅시하거나 미화하는 것은 삼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특히 피해자의 피해 사실을 알려고 하거나 신상털기 등으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심각한 상황으로, 이는 피해자뿐 아니라 현재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을 수많은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하는 일일 뿐이다.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진혜원 검사는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권력형 성범죄 자수합니다' 제목의 글을 올렸다. 박원순 시장과 팔짱을 끼고 찍은 사진을 함께 올리며 "페미니스트인 제가 추행했다고 말했으니 추행이다"라고 썼다.

스스로 질의와 답변을 하는 형식으로 작성한 부분에서는 "여자가 추행이라고 주장하면 추행이라니까"라며 박원순 전 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를 우회적으로 조롱하는 듯한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어 박원순 시장을 고소한 여비서를 향해 "현 상태에서 본인이 주장하는 내용 관련 실체 진실을 확인받는 방법은 여론재판이 아니라 유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해서 판결문을 공개하는 것"이라며 "민사재판을 조용히 진행하면 2차가해니 3차가해니 하는 것 없다"고 적었다.

진혜원 검사는 여비서가 고소한 사실을 넷플릭스 드라마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고소장 제출 사실을 언론에 알리고, 고인의 발인일에 기자회견을 하고, 선정적 증거가 있다고 암시하면서 2차 회견을 또 열겠다고 예고하는 등 넷플릭스 드라마같은 시리즈물로 만들어 '흥행몰이'와 '여론재판'으로 진행하면서도 그에 따른 책임은 부담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인다면 해당 분야 전문직 종사자들에게는 회의와 의심을 가지게 만드는 패턴으로 판단될 여지가 높다"고 주장했다.

진혜원 검사가 올린 글은 일파만파 퍼지며 논란이 됐지만 그는 같은 날 재차 글을 올려 "마이크로소프트사 창업자 빌 게이츠도 자신의 비서와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지만 형사 고소되지 않았고 민사소송도 제기되지 않았다"고 썼다.

이어 "우리는 갑자기 남성이 업무상 상사일 경우(안희정 도지사 사건의 경우 등) 여성은 성적 자기결정 무능력자가 되어 버리는 대법원 판례가 성립되는 것을 보게 됐다"며 "남성 상사와 진정으로 사랑해도 성폭력 피해자일 뿐 '사랑하는 사이'가 될 수 없는 성적 자기결정 무능력자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새벽에는 그리스 비극 '히폴리토스'를 통해 박원순 전 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를 우회적으로 비난하는 듯한 글도 올렸다.

'히폴리토스'에서는 그리스의 영웅 테세우스의 아들 히폴리토스가 계모 파이드라의 고백을 거절하자, 파이드라가 히폴리토스를 모함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다. 히폴리토스는 분노한 테세우스에게 추방돼 죽게 된다.

그는 해당 글에서 "사실 관계는 프레임을 짜고 물량공세를 동원한 전격전으로 달려든다고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성과 논리로 증거를 분석하는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여성변회의 징계 요청에 대해 대검은 "아직 공식적으로 징계 요청 공문이 접수되지 않아 어떤 성격인지도 확인하지 못한 상태"라며 "감찰 여부를 단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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