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씨엠생명과학 "노바티스도 못넘은 면역세포 신약 내놓을 것"

입력 2020-07-15 17:13   수정 2020-07-16 02:38


줄기세포치료제 전문기업 에스씨엠생명과학이 면역세포치료제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제넥신과 함께 인수한 미국 바이오기업 코이뮨을 통해서다. 이병건 에스씨엠생명과학 대표(사진)는 “이탈리아에서 진행 중인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LL) 치료제 ‘CAR-CIK’의 임상 1상 결과가 연말에 나온다”며 “CAR-T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면역세포치료제로서 잠재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1년 새 기업 두 곳 인수
이 회사는 제넥신과 함께 지난해 2월 코이뮨을 125억원에 인수했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51%의 지분을 확보했다. 수지상세포 기반의 전이성 신장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코이뮨은 1858㎡ 규모의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대표는 “코이뮨은 면역세포치료제로 임상 3상까지 해본 회사”라며 “미국에서도 이만한 생산시설을 갖춘 업체가 없어 인수에 적극 나섰다”고 했다.

지난 1월에는 코이뮨을 통해 이탈리아 바이오기업 포뮬라를 인수했다. 코이뮨과 포뮬라는 수년 전부터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이 대표는 코이뮨을 인수할 때부터 포뮬라가 보유한 CAR-CIK 치료제에 주목하고 있었다고 했다. CAR-T 치료제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후보물질로 봤기 때문이다. 포뮬라의 기존 투자자들은 CAR-CIK 치료제의 미국 임상 1상을 위해 600만달러를 코이뮨에 투자했다.
“CAR-T 단점 해결할 치료제”
CIK세포는 인체의 면역체계를 조절하는 신호전달물질인 사이토카인에 의해 유도되는 면역세포다. 녹십자셀의 간암치료제 ‘이뮨셀-엘씨’가 CIK세포 기반이다. CAR-CIK 치료제는 CIK세포에 특정 암 항원을 잘 인지하도록 조작한 CAR 유전자를 붙인 항암제다. CAR 유전자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CAR-T 치료제와 같지만 T세포 대신 CIK세포를 쓴다는 게 다르다.

CAR-CIK 치료제의 가장 큰 장점은 건강한 사람에게서 확보한 혈액으로 제조하는 동종 치료제라는 것이다. 노바티스의 ‘킴리아’ 등 기존 CAR-T 치료제는 혈액을 제공한 환자 자신에게만 투여할 수 있는 자가치료제다. 용처가 제한적인 CAR-T 치료제보다 시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CAR-T 치료제의 치명적 부작용인 ‘사이토카인 폭풍’ 위험도 작다. CAR-T와 달리 수천만원에 달하는 원료인 바이러스를 사용하지 않고 간편한 배양 공정을 개발해 4억~5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반 이상 낮출 수 있다. 이 대표는 “세계적으로도 CAR-CIK 치료제를 이런 수준으로 개발하는 곳은 없다”며 “시가총액이 7조원에 달하는 미국 알로젠이 개발 중인 동종 CAR-T 치료제보다 코이뮨의 후보물질이 더 뛰어나다”고 했다.
“코이뮨, 2023년 나스닥 상장”
코이뮨은 현재 소아 4명, 성인 10명 등 1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하고 있다. 이 임상시험은 연말에 끝난다. 그는 “대단히 놀랄 만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미국혈액학회(ASH) 등 국제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계획”이라고 했다. 오는 4분기에는 제대혈에서 추출해 제조한 CAR-CIK 치료제 임상 1상을 이탈리아에서 시작한다. 말초혈액보다 제대혈을 확보하기 쉽고 동종 치료제로 개발하기가 더 용이해서다. 미국에서는 내년에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2022년에는 미국과 유럽 임상 결과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코이뮨은 다음달까지 5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완료한다. 이 대표는 “올해 발표할 임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 투자에 참여하겠다는 기관이 많다”며 “2023년 나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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