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이 쓰는 '거미줄' 소프트 로봇 개발

입력 2020-07-16 13:14   수정 2020-07-16 13:22

영화 '어벤저스' 시리즈를 제작한 마블 스튜디오의 주인공 스파이더맨이 사용하는 거미줄과 같은 섬유 형태 로봇이 나왔다. '액추에이터(모터·드라이버·감속기 등 물리적 동작을 가능케 하는 로봇 핵심 구성요소)'를 유연하게 만드는 원천기술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은 선정윤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와 이영훈 송원준 박사과정 연구원, 김호영 기계공학부 교수가 이같은 거미줄을 개발해 해당 연구성과를 로봇공학 분야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표지논문으로 실었다고 16일 발표했다.



교신저자인 선 교수는 "거미의 생체 특성에 착안해 전기적으로 주변 물체를 감지 및 포획하고, 불필요한 오염 물질을 스스로 털어내는 기능을 갖춘 소프트 로봇"이라고 소개했다. 거미줄과 똑같이 생긴 이 로봇은 금속, 세라믹, 플라스틱 등 일상에서 접하는 딱딱한 물질 뿐 아니라 나뭇잎 등 부드러운 물질을 모두 잡을 수 있다. 물질 대부분이 전하를 띠고 있다는 점을 이용했다. 센서와 접착제, 청소기 기능 세 가지를 한 곳에 모은 소프트 로봇이다.

연구팀은 전하를 감지하는 안테나(전극)역할을 하는 특수 소재 '오가노젤'을 만들었다. 거미줄 로봇의 핵심기술이다. 고분자물질 '아크릴아마이드'에 염화리튬을 첨가한 용매제 '에틸렌글리콜'을 넣어 오가노젤을 제작했다. 이 오가노젤을 실리콘 화합물 탄성체인 폴리다이메틸실록산(PDMS)으로 둘러싸 샤프심 두께의 거미줄을 완성했다. 거미줄 로봇 두 줄이 상황에 따라 각각 양극과 음극으로 분리돼 한 쌍으로 작동한다.

이 거미줄 로봇에 직류 고전압을 주면, 수 ㎝거리의 주위에 전기장을 만들어 물체를 자극(전기 분극을 유도)해 저절로 달라붙게 한다. 정전유도 현상(electrostatic induction)이다. 연구팀은 나뭇잎, 유리, 알루미늄, 특수수지인 PMMA(폴리메틸메타크릴레이트) 등을 거미줄 로봇에 자유롭게 붙였다 떼는 실험 장면을 공개했다. 거미줄 로봇의 모든 구성요소는 신축성 소재로 돼 있어 3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 로봇 자체 무게 0.2g보다 68배 무거운 물체까지 포획이 가능하다.

거미줄 로봇은 자체 정화 기능도 갖췄다. 거미는 새총이나 기타줄을 잡아당겼다 놓는 형태로 관성을 이용해 거미줄에 붙은 오염물질을 털어낸다. 연구팀은 거미줄 로봇에 포획할 때완 반대로 교류 전압을 주면 거미줄이 초당 수백 번까지 빠르게 진동하며 표면의 오염물질을 털어낼 수 있게 했다. 이물질이 껴 포획력이 낮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번 연구의 공동 1저자로 참여한 이영훈 송원준 박사과정 연구원은 고교 은사가 10여년간 수집한 거미의 행동학적 특성 자료를 바탕으로 이같은 연구성과를 냈다. 이들은 "차세대 인공근육과 전자피부로 쓸 수 있는 유전 탄성체 액추에이터, 축전 촉각센서,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비정형 물체를 잡을 수 있는 소프트 그리퍼(gripper) 등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한국연구재단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리더연구사업 등의 지원을 받았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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