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계소문] 코로나 6개월 …엔터계의 '생존 분투' 속 뼈아픈 빈부격차

입력 2020-07-19 08:34  



올해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전염병 공포가 이렇게 장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이후 대규모 확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거쳐 재확산의 우려까지, 코로나19의 여파는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대형 기획사들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언택트 환경에 보다 빠르게 녹아들기 위한 공격적 분투를 벌이는 반면, 중소 기획사들은 실현 가능한 돌파구를 찾는 일 마저도 버겁다며 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한 지 딱 6개월. 기나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적응 그리고 돌파…대형 기획사도 고군분투
코로나19 사태 초반,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만난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그야말로 혼란에 빠졌다. 티켓 수익을 낼 수 있는 공연부터 팬들과의 접점 창구가 됐던 음악방송, 팬미팅, 팬사인회 등 행사까지 잇달아 실행에 차질이 생기면서 아티스트 활동 계획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사태가 잠잠해지기를 기대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던 업계는 코로나19가 장기화에 접어들면서 이제 생존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대형 엔터사들은 변화한 환경에 맞춰 빠르게 팬덤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대체재들을 내놓고 있다. 음원 스트리밍 및 영상 콘텐츠 소비 증가 추세에 걸맞게 실시간으로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하는가 하면, 리얼리티 프로그램도 잇달아 론칭했다. 대형 아티스트들을 컴백시키며 수익 개선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기도 했고, K팝 아티스트들의 물리적 한계 극복을 위해 일본 니쥬(NiziU)·중국 웨이션브이(WayV) 등 현지화 그룹의 활동도 가속화했다.
"아프냐? 나는 더 아프다"…커지는 엔터 빈부격차
그러나 살아남기 위한 분투가 이어지면서 대형, 중소 기획사 간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 대형 엔터사들은 보유하고 있는 자본과 기술력, 네트워크 등을 십분 활용해 위기 속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반면, 중소 기획사들은 손도 써보지 못한 채로 이미 생사 기로에 놓인 상태다. 일례로 코로나19 이후 SM엔터테인먼트와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유료 온라인 콘서트로 새로운 수익 증진 모델을 발굴해냈지만, 이 또한 공연장 대관비·중계 비용·스태프 인건비 등이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두터운 팬층을 지닌 아티스트가 적은 중소 기획사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라는 것이다.


사단법인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음악 산업계의 피해 실태'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한 국내 대중음악 콘서트 업계의 피해액은 876억9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협회는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음악 산업계의 추가 피해는 계속 발생할 전망"이라며 "지금까지 정부 지원금은 대부분 기초예술 분야에만 적용되고 있어 중소 레이블 및 개인 음악가들은 힘든 상황이 지속되는 중이다"고 했다.

TV조선 출연자들이 대거 나오는 '미스터트롯' 콘서트 같은 대형 인기 공연 및 대관일정·인건비 등 계약 상의 조율이 어려운 뮤지컬 등은 일부 재개되고 있지만, '좌석 간 거리두기'로 가용할 수 있는 객석이 줄어들었다. 이마저도 중소 공연의 경우는 BEP(break-even point, 손익분기점) 충족이 어려워 개최하기가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다고 대형 엔터사가 마냥 웃을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건 또 아니다. 빅히트는 방탄소년단의 실시간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를 개최하면서 광고 영상을 송출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2000억 원을 넘겼던 월드투어 수익이 사실상 뚝 끊긴 상황이고, 빅히트가 연내 상장까지 앞두고 있어 막대한 제작비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를 무시하지 못한 결과다"고 전했다.
방송은 포화 상태…음악방송 출연은 '바늘 구멍'
최근 그룹 스펙트럼은 코로나19로 회사 상황이 악화되면서 팀 해체를 결정했다. 3년간 활동해온 팀이었지만 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아 결국 팀도, 회사도 흩어지게 된 첫 번째 사례다.

해외 활동이 어렵게 되면서 국내 방송가에는 대형 아티스트들까지 전부 모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방송가가 포화 상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예능프로그램은 물론 음악방송 출연까지도 '바늘 구멍' 수준이라는 것. 규모가 작은 기획사들은 데뷔나 컴백을 해도 전에 비해 방송에 얼굴을 내비치기 더 어려워졌다고 하소연했다.

트로트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트로트 붐'이 불고 있다고 하지만, 행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라는 자조 섞인 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트로트 가수가 소속된 기획사들의 경우 중소 규모가 많기 때문에 예능프로그램 등을 통해 섭외가 되는 톱급이 아니고서는 행사 없이 활동을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공연장도 피해가 크지만, 손써 볼 겨를도 없이 취소 수수료를 그대로 지불해야 하는 입장은 더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중소 레이블의 경우 폐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힘겨운 상황이다.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성질이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상황을 고려한 지원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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