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나무 가지 끝에 초생달을 걸었던 밤…'미스트롯' 김소유가 전한 사랑의 아픔

입력 2020-07-17 17:35   수정 2020-07-18 01:54

‘초생달’은 2019년 ‘내일은 미스트롯’ 결승전에서 7위를 한 김소유의 데뷔곡이다. 1991년 서울에서 출생한 사당동 떡집 딸 김소유는 중앙대 음악극과를 졸업하고, KBS 가요무대에 초청될 만큼 신예 트로트 가수로 인정받았다. 나유진이라는 예명으로 발표한 이 노래는 전통 트로트 장르로, 순정파 여인네의 비련을 초생달에 비유하며 눈물짓는 사연의 노래다.

‘오동나무 가지 끝에 초생달을 걸었던 밤에/ 마음을 주고받던 님 약속은 철썩 같았다/ 누가 먼저 돌아섰나 그리움을 지우고/ 세월은 우리 사이 멀어지게 했지만/ 오늘밤도 너를 닮은 초생달 또 떠오르면/ 그날 다시 생각나 사랑 다시 생각나/ 두 눈에 이슬 젖는다/ 오동나무 가지 끝에 초생달을 걸었던 밤에/ 마음을 주고받던 님 약속은 철썩 같았다/ 누가 먼저 돌아섰나 그리움을 지우고.’(가사 일부)

초생달은 초승달의 방언이다. 눈썹 모양으로 이지러져 한쪽으로 기울어진 달을 의미하며, 아침(오전)에 떠서 한낮께면 남쪽에 이르는데, 이 무렵에는 햇빛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초승달은 거의 서쪽으로 지는 시간에만 관측이 가능하다. 그래서 초승달은 초저녁에 서쪽에 잠시 보였다가 이내 사라진다. ‘초생달’은 이처럼 잠시 떴다가 지는 달을 쳐다보며 눈물짓는 비련의 여인네를 모티브로 해 더욱 애절하다.

김소유는 2019년 ‘내일은 미스트롯’ 경연 뒤 한 인터뷰에서 미스트롯 방송 이후 팬이 많이 늘어났다고 했다. “경연이 끝나고 콘서트를 시작할 때는 팬이 다섯 명도 안 오셨다. 그런데 콘서트 마지막 날에는 현장에 정말 많은 팬이 와주셨다. 목소리를 좋아해 주시고 아껴주는 팬이 많이 늘어난 게 가장 큰 변화”라고 했다. 또 그는 “제가 사당동 떡집 딸 아닌가요. 어머니가 하시는 떡집에도 많은 분이 오셔서 가족들도 너무 행복해하고 있습니다”라며 즐거워했다. 김소유는 자신의 강점을 정통 트로트로 꼽는다.

‘초생달’ 작사가 김병걸은 일월산(경북 영양, 1219m) 줄기가 꼬리를 틀고 휘어가는 오선당 밑 대등산 자락의 의성·안동·예천 3개 행정구역이 만나는 낙동강 마을에서 9형제 중 일곱째로 태어났다. 대구예술대 방송연예과를 졸업하고 월간 문학세계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시인 작사가다. 그는 자신의 자서전 같은 책 두 권(《노래로 연 나의 세상》 《뽕짝은 아무나 하나》)을 발표한 열정을 소유한 작사가며, ‘인생은 속도나 부피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소신파다. 우리 대중가요의 전설 같은 반야월 선생(1917~2012)이 “김 작사”라고 추켜부르는 몇 안 되는 실력파다.

그는 200여 명의 작곡가와 협업하며 2000여 곡의 노래를 만들었다. 최근의 인기곡 ‘안동역에서’ ‘다 함께 차차차’ ‘찬찬찬’ ‘서울아 평양아’ 등이 그의 손끝에서 쓰였다. 그는 대중가요는 유행가라고 불러야 한다고 하며, 작곡가를 선생님으로, 작사가를 이웃집 아저씨로 대하듯 하는 현실도 개탄한다. 작곡가는 정해진 오선지가 있지만, 작사가는 백지를 채워가야 하는 숙고(熟考)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역설한다.

그가 말하는 유행가의 인기조건은 세 가지다. 부르기 쉽고, 외우기 쉽고, 따라 하기 쉬워야 한단다. 작사가를 꿈꾸는 후배들이 명심할 명제다. 또 그는 작사는 타고난 재주가 99%고, 노력이 1%라고 말한다.

유차영 < 한국콜마 전무·여주아카데미 운영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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