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여름 휴가철 독서

입력 2020-07-21 18:05   수정 2020-07-22 00:19

지난주 필자의 ‘일기 쓰기’가 나간 이후 많은 지인이 공감해 줬다. 오늘도 일과 마무리에는 일기를 쓴다. 그러나 아직 잘 안 되는 게 있다. 바로 책 읽기다. ‘매달 책 한두 권 읽기’ ‘여름휴가 중 세 권 읽기’ 등 습관을 들이기가 참 어렵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끝이 없다.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의 가장 뛰어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다.”(데카르트) “하버드대 졸업장보다 더 소중한 것은 책 읽기 습관이다.”(빌 게이츠) 문화체육관광부 2019년 국민 독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연간 독서량은 7.5권이다. 우리의 독서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수준이다. 책을 읽는 성인 58%가 자신의 독서량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우리는 사회 계층 간 부(富)의 양극화를 걱정한다. 그러나 ‘가진 것’의 양극화 못지않게 ‘아는 것’의 양극화는 더 우려스럽다. 공부하지 않으면 사고가 단순해지고 지적 체력은 점점 약해진다. 인문학, 문화·예술의 소비, 책 읽기는 이런 부분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아는 것’이 사회에 고루 퍼져야 한다. 책 읽기의 사회학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 혁신이 우리 삶의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사고 능력, 비판적 자세가 무너지면 사상누각일 수밖에 없다. 인문학의 기능과 역할이 여기에 있다. 과학·기술 일변도의 편향이 가져오는 폐해는 크다. “교양 없는 전문가가 우리 문명의 가장 위협적인 존재다.” 로버트 허친스 전 시카고대 총장의 지적이다. 책 읽기가 대응의 시작점이다.

최근 대중의 문화 소비는 짧고 쉬우며 감각적인 ‘순간의 이미지 소비’ 경향을 보인다. 인터넷, 모바일 SNS 소통의 영향이 크다. 책 읽기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서점에는 순발력이 돋보이는 책이 많다. 고전과 철학서의 핵심을 요약해 잘 소화하게 만들어 놓은 ‘읽기 수월한, 좋은 책’ 말이다. 그러나 뭔가 허전하다. 빨리 얻어진 것은 빨리 사라진다. 독서에는 지구력이 더해져야 한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다. 이번에는 많은 사람이 집에서 ‘방콕’ 휴가를 보낼 듯하다. 올해는 바삐 움직일 수 없고 조금은 느리게 가야 한다. 이때 지금까지 제대로 왔는지, 앞으로의 방향이 괜찮을지 잠시 책을 통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수지맞는 투자가 될 것이다.

순수문학과 고전은 많다. 《그리스인 조르바》 《죄와 벌》 《레미제라블》 《당신들의 천국》 《논어》 《삼국지》…. 책은 각자의 취향이기 때문에 마음이 가는 대로 읽으면 된다. 나는 순수문학이 좋다. 이번 여름 휴가철에는 우선 책을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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