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이재용·정의선…이번엔 'K모빌리티 동맹'

입력 2020-07-21 17:11   수정 2020-07-22 01:37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두 달여 만에 다시 만났다. 이 부회장은 21일 현대·기아차의 핵심 연구개발(R&D) 기지인 경기 화성 남양기술연구소를 찾아 정 수석부회장과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5월 13일 정 수석부회장이 삼성SDI 충남 천안사업장을 찾은 데 이어 두 번째 만남이다. 삼성과 현대차가 미래차에 이어 모빌리티 분야까지 전방위 협력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도심항공, 로보틱스도 논의
이날 오전 9시에 만난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오찬을 포함해 4~5시간가량을 함께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R&D 현장을 둘러보고 자율주행차와 수소전기차 넥쏘 등을 시승했다. 두 사람은 5월 ‘SDI 회동’ 때도 3~4시간가량 면담했다. 사석에서 서로를 ‘형’ ‘동생’이라고 부르는 친한 사이지만 공식석상에서 비즈니스 파트너 자격으로 만난 것은 5월 회동이 처음이었다.

그룹 경영진도 이날 회동에 대거 동행했다. 삼성에서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과 전영현 삼성SDI 사장,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 사장 등이 이 부회장을 보좌했다. 현대차그룹에선 서보신 현대·기아차 상품담당 사장, 박동일 연구개발기획조정담당 부사장 등이 나왔다.

산업계에선 두 그룹 총수가 나눈 대화의 범위에 주목하고 있다. SDI 회동 때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인 ‘전고체 전지’에 대해 의견을 나눴지만 이번엔 대화의 범위가 한층 넓어졌다. 두 회사 관계자들은 “차세대 친환경 차량뿐 아니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등에 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의 미래 사업방향은 50%가 자동차, 30%는 UAM, 20%는 로보틱스”라고 말했다. 전기차뿐 아니라 UAM과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얘기였다. 구체적인 청사진도 내놨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20’에서 2028년까지 UAM을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UAM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개인 항공기다. 로보틱스는 로봇 관련 공학기술을 응용한 산업을 일컫는 말이다. 현대차는 2018년 로보틱스산업에 뛰어들었다.
삼성·현대차 밀월 전망 쏟아져
벌써부터 삼성과 현대차의 ‘밀월’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로 다른 영역에서 사업을 진행했던 삼성과 현대차가 전장(차량용 전자장비)산업이란 공통분모를 갖게 됐고, 두 그룹의 관계가 ‘라이벌’이 아닌, ‘파트너’란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친환경 차량이나 UAM을 제조하려면 삼성전자의 배터리와 전장용 반도체 기술이 꼭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 모두 실리를 추구하는 열린 경영자”라며 “두 그룹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협업 프로젝트가 잇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전장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전장 업체로 불릴 만큼 자동차 관련 사업에 적극적이다. 2017년 전장부품과 오디오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하만을 인수한 것이 시작이었다. 삼성은 ‘CES 2018’에서 하만과 공동 개발한 차량용 ‘디지털 콕핏’을 공개했고 ‘엑시노스 오토’, ‘아이소셀 오토’ 차량용 반도체 브랜드도 내놨다. 지난해엔 아우디의 신차에 ‘엑시노스 오토’를 장착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올 들어선 한국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을 전장에 접목한 ‘차량용 5G TCU’를 내놨다. 5G TCU를 이용하면 주행 중에도 고화질 콘텐츠와 HD맵을 실시간으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송형석/도병욱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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