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패닉바잉'…상반기 주택거래 62만건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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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7-22 17:34   수정 2020-10-05 18:43

전국서 '패닉바잉'…상반기 주택거래 62만건 '최대'


올해 상반기 전국의 주택 매매 거래가 작년보다 두 배가량 급증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잇단 규제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계속 오르자 ‘패닉바잉(공황 구매)’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주택 매매는 62만878건으로 전년(31만4108건)보다 97.7% 증가했다.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았다.

올 상반기 서울은 8만8980건, 수도권은 33만9503건 거래돼 각각 121.3%, 138.4% 늘어났다. 정부가 22번째 부동산대책을 내놨지만 집값이 꺾이지 않자 ‘지금 안 사면 영원히 못 산다’는 공포심이 커졌다. 청약 가점 경쟁에서 밀리는 30대 실수요자가 대거 매수에 나섰다. 30대는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의 31.1%를 차지해 연령별 비중이 가장 높았다.

강화될 증여세를 피하기 위한 다주택자의 ‘증여 러시’도 이어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아파트 증여는 전국 1만8696건, 서울 4425건으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올 상반기 서울지역의 증여는 8391건으로 2017년 전체 건수(7408건)보다 많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는 규제로 매물이 쏟아져 집값이 내릴 것이라고 했지만 정반대로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가격이 폭등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매물 나오면서 가격 떨어질 거라고?…거래 늘며 집값 되레 치솟아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으면 집값이 조정받아 시장이 안정될 것이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반복했던 전망이다. 세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 매물이 나오면 시세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리였다. 정부가 지난해 ‘12·16 대책’과 올해 ‘7·10 대책’을 발표할 때 강화된 양도세 적용의 한시적 유예 카드를 쓴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상당수 다주택자가 증여를 선택했고, 적은 매물이라도 잡기 위한 매수세가 몰리면서 거래량은 폭증했다. 이른바 ‘패닉 바잉(공황 구매)’ 현상이 나타나면서 집값은 급등하고 있다.
30대 실수요자 ‘패닉 바잉’
22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가격은 4.62% 올랐다. 정부가 작년 말 ‘역대급 규제’로 평가받는 ‘12·16 대책’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규제를 쏟아냈지만 집값이 크게 오른 것이다.

낮은 청약 점수 때문에 서울 아파트 분양을 받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30대 젊은 층이 내 집 마련에 적극 나선 영향이 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24.0%였던 서울 아파트 30대 매수 비중이 올해 상반기 31.1%로 높아졌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 30대 매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주택 시장에서 30대가 큰손으로 등장하면서 아파트 신고가 행진도 이어졌다. 서울 강남에서는 일원동 래미안개포루체하임 전용 84㎡가 24억원 신고가에 거래되는 등 규제를 피한 새 아파트에 매수세가 쏠렸다. 마포, 용산 등 강북 인기 지역의 전용 84㎡ 매매 호가도 20억원 선을 뚫었다. 일부 한강 조망이 가능한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웰스트림과 다음달 입주하는 공덕역 주상복합 공덕SK리더스뷰 전용 84㎡ 호가가 20억원을 찍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2017년 ‘8·2 대책’부터 올해 ‘6·17 대책’, ‘7·10 대책’까지 대출과 세금을 통한 수요 억제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시장에 내성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결국 오를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실수요자들이 ‘사자’에 나서면서 갭투자 등 투기 억제에 초점을 맞춘 대책들이 힘을 못 쓰고 있다는 얘기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말을 믿고 집값이 내리길 기다리다가 더 이상 못 견디고 매수에 나선 실수요자들이 시세를 견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취득세 오르기 전 증여 러시
정부가 7·10 대책에 이어 추가적인 세 부담 강화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자 다주택자의 증여도 이어지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택 증여가 매매보다 이득이 안 되게 할 것”이라고 경고하자 규제 시행 전 증여를 서두르는 것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는 지난달 1473건을 기록했다. 지난 4월 1386건, 5월 1566건으로 매월 1500건 안팎의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누적 건수는 8391건으로 2017년 연간 증여건수(7408건)보다 많다. 이 추세라면 올해 연간 증여 건수는 1만6000여 건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정부가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을 함께 높이면서 출구가 막힌 상황”이라며 “다주택자들이 증여·취득세 인상 전 증여를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증여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각종 과세 강화 후에는 또다시 매물 잠김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진석/장현주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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