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회장 "나라 위해 나눌 수 있어 기뻐…노벨상 배출하길"

입력 2020-07-23 18:12   수정 2020-07-24 03:09

“KAIST가 우리나라 최초로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반드시 배출해야 합니다.”

부동산업체 광원산업의 이수영 회장(83·사진)이 평생 모은 600억원대 재산을 KAIST에 기부하며 이렇게 당부했다. KAIST 개교 이래 최대 기부금이다.

이 회장은 23일 대전 KAIST 본원 학술문화관에서 열린 기부 약정식에서 676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출연했다. 서울에 있는 15층짜리 상가 빌딩 하나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단독주택 한 채 등 두 건이다. 출연금으로 ‘이수영-KAIST 과학교육재단’을 설립하기로 했다. 기부금은 먼저 임대수익 형태로 신설 과학교육재단에 귀속되고, 이 회장 사후엔 유증으로 재단 자산에 편입될 예정이다.

이 회장의 기부는 2012년과 2016년 각각 80억여원, 10억여원의 미국 부동산을 유증한 것에 이어 세 번째다. 총 기부금은 766억원으로 역대 KAIST 최고 기부금(578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 회장은 “오랫동안 가까운 자리에서 지켜본 결과 KAIST는 우리나라 발전은 물론 인류에 공헌할 수 있는 최고의 대학이란 믿음을 갖게 됐다”고 기부 배경을 밝혔다. 그는 2012년 첫 기부를 시작으로 KAIST와 인연을 맺은 뒤 이듬해부터 현재까지 KAIST 발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석·박사 연구인력의 25%가 KAIST 출신”이라며 “삼성전자가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KAIST 덕분”이라고 했다. 이어 “어느 대학도 하지 못한 탁월한 성취를 KAIST가 이뤄내 한국의 이름을 세계에 드높이는 데 (기부금이) 활용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KAIST는 이번 기부금을 토대로 ‘싱귤래러티(특이점) 교수’직을 신설한다. 과학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독창적 연구 등을 진행할 경우 최대 20년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싱귤래러티 교수로 선정되면 10년간 연구비를 지원받고 논문, 특허 등 연차 실적 평가도 면제받는다. 10년 연구기간 종료 후 성과를 따져 추가로 10년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경기여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63년부터 서울신문, 한국경제신문 등에서 기자로 활동했다. 이 회장은 한국경제신문 창간 연도인 1964년부터 4년간 근무하며 선경(SK의 전신) 등 섬유업체,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을 출입했다. 1971년 축산업체 광원목장을 설립하고 1988년 부동산업체 광원산업을 창업해 현재까지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나라의 미래를 위해 가진 것을 나눌 수 있어 기쁘다”며 “가진 분들이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이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KAIST에는 그동안 국내 1호 한의학 박사인 고(故) 류근철 KAIST 인재·우주인건강연구센터장(578억원),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515억원) 등이 고액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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