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조연' 소스, 라면만큼 커졌다…시장규모 올 2조 돌파 예상

입력 2020-07-23 17:28   수정 2020-07-24 02:05

‘마요네즈 대신 바질페스토, 간장 대신 라조장과 해선장.’

소스 시장이 커지고 있다. 케첩과 마요네즈를 제외하면 돈가스(한국식 포크 커틀릿) 소스 정도만 존재하던 한국인의 밥상을 세계 각국의 소스가 점령했다. 지난해 소스류 시장 규모는 약 1조9500억원. 5년간 35% 커졌다.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기업 간 거래(B2B)와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모두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올해는 시장 규모가 2조원을 돌파하면서 라면 시장을 넘어설지 주목된다.
2조원에 육박한 소스 시장
소스 시장은 B2B 시장이 80%를 차지한다. 동원홈푸드, 오뚜기, CJ제일제당, 대상, SPC삼립 등 종합식품회사와 동방푸드마스타, 태경농산, 원일식품, 시아스, 삼진푸드 등 중소 업체가 경쟁 중이다. 소스 시장은 HMR 확산으로 2~3년 사이 기업들의 새로운 투자처가 됐다. HMR 제품은 밥과 소스, 면과 소스 등이 결합한 형태가 많아 수요가 늘고 있다.

프랜차이즈 식자재 유통의 팽창과 인건비 상승도 소스 시장을 키우는 요인이다. 소스 제조사들은 피자, 치킨 프랜차이즈와 주요 외식업체에 B2B 전용 소스를 개발해 공급한다. 직원들이 매일 양념을 따로 만들지 않고 일정한 품질의 음식을 내기 위해 완성된 소스를 사용하는 곳이 크게 늘었다.

2~3년 사이 소스 시장을 키운 또 하나의 축은 가정용 B2C 시장이다. ‘먹방’ 콘텐츠의 인기와 함께 TV 속 유명인들이 만든 ‘만능간장’, ‘만능 멸치육수’ 등 요리를 쉽게 할 수 있는 소스에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인스타그램 등에서도 ‘비법 소스’ 등의 레시피가 수만 건 공유되고 있다.
세분화·전문화·소용량이 트렌드
이 시장의 강자는 전통 식품기업들이다. 오랜 연구개발(R&D) 노하우와 공장 초기 투자가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다. 동원그룹은 2007년 국내 소스류 시장 1위였던 조미식품 전문회사 삼조셀텍을 인수해 소스, 드레싱, 시즈닝 등을 생산하고 있다. 간편식 전문기업 ‘더반찬’도 인수해 시장 1위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10월 충북 충주에 조미식품 가공 생산공장을 준공하면서 충남 아산공장과 함께 투웨이 양산체제를 완성했다. 동원홈푸드 관계자는 “2010년 연매출 885억원에 불과하던 소스사업 매출이 지난해 1900억원대로 2배 이상으로 성장했다”며 “3년 내 3000억원대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상은 청정원 파스타 소스와 베트남식 팟타이·분짜·닭쌀국수 소스 등 아시안 요리 소스를 포함해 40여 종의 소스를 판다. 대상은 B2C 완성 소스 시장의 약 30%를 점유하고 있다. 장류 1위 기업인 샘표는 지난해 ‘계란이 맛있어지는 간장’ ‘만두가 맛있어지는 간장’ ‘다시만간장’ 등 메뉴에 맞게 특화한 완성 소스를 내놨다.
‘빵 전용 마요네즈’로 대박난 SPC
제빵 분야에서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SPC삼립은 ‘빵과 어울리는 마요네즈’와 ‘샐러드 전용 드레싱’ 등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130여 종의 소스를 연평균 700t 이상 생산한다.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피그인더가든 등 계열사 브랜드의 샐러드와 샌드위치 등에 두루 쓰이다가 식품업계 전체로 넓어졌다. 롯데리아 햄버거, 홍루이젠 샌드위치, CJ제일제당 컵반 마요덮밥 등에 들어간다.

SPC삼립의 샐러드 드레싱은 스타벅스 1300여 개 매장, 도미노피자 400여 개 매장 등에서 사용된다. 올 상반기 샐러드 드레싱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00% 이상 늘었다. 2018년 준공한 SPC프레시푸드팩토리는 올 들어 생산라인을 2배로 늘렸다. 수입 소스로 중식 레스토랑에서 주로 쓰이던 ‘이금기 굴소스’는 ‘이금기 팬더 굴소스’와 ‘해선장’을 130g의 소용량 파우치 제품으로 내놨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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