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반도', 코로나 후 첫 손익분기점 돌파…비결은?

입력 2020-07-27 17:22   수정 2020-07-27 17:38


연상호 감독의 좀비영화 ‘반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개봉한 영화 중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5일 개봉한 ‘반도’는 26일까지 관객 286만 명을 동원해 손익분기점 250만 명을 넘어섰다. 배급사 NEW 관계자는 “총제작비 190억원이 투입된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원래 540만 명이지만, 해외 선판매 성과가 기대 이상이어서 250만 명 이하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는 지금까지 190개국에 수출돼 ‘기생충’의 192개국에 근접했다. 각국 수출은 MD(미니멈개런티)에다 추가 흥행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계약했다. ‘반도’는 국내뿐 아니라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몽골 등에서도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개봉 첫 주말에만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5개국에서 2000만달러(약 120억원)의 입장권 매출을 기록했다. 미국 영화전문지 스크린데일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한 ‘반도’는 아시아 영화시장을 다시 살려낼 영화”라고 보도했다.

흥행 요인으로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테넷’ ‘뮬란’등 할리우드 대작들의 개봉이 미뤄지면서 ‘반도’가 지금까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름 극장가에 선보인 거의 유일한 액션 대작(블록버스터)이란 점이 꼽힌다. 할리우드 스파이영화 '태넷'은 8월 개봉 일정을 취소하고 무기한 연기했다. '뮬란'도 3월에서 7월, 다시 8월로 개봉을 미뤘지만, 예정대로 강행할지 미지수다. 올여름 시즌을 겨냥했던 초대형 한국 영화 ‘승리호’ ‘영웅’‘모가디슈’ 등도 개봉을 연기하면서 한국 메이저 배급사의 최고 기대작 중 ‘반도’만 예정대로 개봉했다.

작품 내적 요인으로는 인류 멸망의 위기 속에 휴머니즘을 잘 구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피폐해진 세상에서 좀비보다 더 사악해지는 인간성을 예리하게 포착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든다는 얘기다.싱가포르 배급사 클로버필름스의 림텍 대표는 ”영화 마지막에 담긴 ‘희망’의 메시지는 관객들이 영화관을 기분 좋게 나설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좀비들을 뚫고 질주하는 카체이싱과 총격전 등 액션신도 할리우드 영화에 맞먹는다는 평가다. 말레이시아 연예매체 ‘더스타’는 “카체이싱은 ‘트랜스포터’와 ‘분노의 질주’를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좀비런 경기장 안에서 생존자와 좀비 간의 싸움을 ‘원신 원컷’의 긴 호흡으로 담아내 관객이 좀비들에게 쫓기는 듯한 생동감과 몰입을 더했다.

상투성을 벗어난 입체적인 캐릭터들도 호소력을 발휘했다. 재난영화에서 보호의 대상으로 표현되던 아이들(준이, 유진)은 스스로 생존 방식을 체득한, 강단 있고 주체적인 인물로 묘사됐다. 남다른 생존력과 모성애를 보이는 민정 가족의 ‘원 팀 플레이’는 631부대와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강렬한 울림을 선사했다. 일본 배급사 가가코퍼레이션의 톰 요다 대표는 “‘반도’는 아시아 영화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만큼이나 오락적인 재미를 준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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