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하진 못해도 멈추지 않고 울려퍼진다…기업과 예술의 '앙상블'

입력 2020-07-27 15:14   수정 2020-07-27 15:1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기업의 메세나(mecenat, 문화·예술계 후원) 활동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한국메세나협회는 매년 7월께 발표해온 ‘기업 문화예술 지원 현황조사’ 자료를 올해 아직까지 공식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업의 메세나 경영이 너무나도 위축돼 자료 정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위축 규모를 구체적으로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코로나19가 기업 메세나 경영에 악영향을 미친 탓이다.
문화예술계 강타한 코로나19
국내 문화예술계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국·공립 예술기관들의 운영이 전면 중단됐다. 미국 보스턴심포니를 비롯해 비엔나 바로크 오케스트라, 루체른 스트링 페스티벌 등 올 상반기 예정됐던 해외 내한 공연은 ‘올스톱’됐다.

한국메세나협회가 발간하는 계간지 ‘메세나’ 2020년 봄호에 따르면 예술의전당이 예정했던 지난 3월 공연 중 73%가 취소됐다. 통영국제음악제도 개최 18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엔 행사 자체를 접었다.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한류 스타들도 줄줄이 오프라인 콘서트를 무기한 연기하면서 대중음악계에도 찬바람이 불었다. 영화관의 상처도 컸다. 지난 21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내놓은 ‘2020년 상반기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관객수는 3241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0% 급감했다. 국내 전체 매출은 273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0.6% 내려앉았다. 이는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가입률이 80%를 넘긴 2005년 이후 15년 만의 최저치다.

세계 각국의 문화·예술계도 코로나19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아시아 최대의 아트페어인 ‘아트바젤홍콩’은 코로나19로 미술 장터를 접었다. 당초 지난 3월 19~21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리기로 했던 행사는 세계 242개 화랑이 참가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취소됐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도 잠정 폐쇄됐고, 이탈리아는 국가 전체가 한때 이동 금지령이 떨어져 모든 예술활동이 정지됐다.
비대면 시대의 새로운 메세나
하지만 코로나19는 메세나 경영의 영혼까지 앗아가진 못했다. 비대면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는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롯데문화재단은 2016년 8월 개관한 롯데콘서트홀을 통해 적극적으로 클래식 음악계를 후원하고 있다. 롯데콘서트홀은 오는 8월 ‘클래식 레볼루션’을 시작한다. 국·공립 교향악단을 비롯해 다채로운 실내악 공연이 2주간 열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회공헌 연주회를 연다. 5000여 개 파이프가 들어간 오르간의 매력도 뽐낸다. 오르간의 매력을 선보이는 ‘오르간 오딧세이’ 시리즈를 올해에도 연다. 국제 오르간 콩쿠르도 개최한다.

CJ문화재단은 인디 뮤지션들을 지원하는 ‘튠업(Tune up)’, 신인 뮤지컬 창작자를 대상으로 하는 ‘스테이지업(Stage up)’, 청년 감독들의 단편영화 제작을 돕는 ‘스토리업(Story up)’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공연이 어려워지자 사업별로 일부 내용을 개편했다. 튠업은 재단이 보유한 온라인 채널 ‘아지트 라이브’와 오프라인 공간 ‘CJ아지트 광흥창’을 결합해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 공연을 연다. 스테이지업은 신인 창작자들에게 제공하는 작품 개발비를 전년 대비 두 배로 늘렸다. 스토리업은 한국영화감독조합과 공동주관으로 사업을 운영하기로 했다. 사전 제작 단계부터 촬영 현장과 후반작업까지 한국 영화감독조합 소속 감독들의 멘토링을 지원한다.

금호아시아나재단은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젊은 음악가들의 무관중·온라인 공연을 지속적으로 열었다. 공연장 내부에 어쿠스틱 음향을 훼손하지 않고 온라인 채널에 송출하는 시스템을 설치하고,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 박규민 등 해외에서 귀국한 연주자들의 공연을 네이버TV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했다. 금호아시아나재단 관계자는 “한국 클래식의 미래는 음악 영재 발굴과 육성에 달려있다”며 “젊은 연주자들이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07년 사재 8500억원을 들여 설립한 현대차 정몽구재단은 예술 진흥과 문화 격차 해소 등을 통해 미래 인재에게 꿈을 심어주고 소외된 이웃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문화사랑의 날-청소년 음악회’가 대표적 사업이다. 코로나19가 진정되고 나면 문화 혜택을 받기 어려운 지역에서 오프라인 공연을 지속적으로 열 계획이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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