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는 순순히 당하고 있지 않았다.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첫 번째 카드가 최저가 전략이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사진)이 이 전략을 이끌었다. 그는 “가격에서 밀리면 답이 없다”며 온라인과 정면 대결하라고 지시했다.
이마트 바이어들은 작년 내내 최저가 전략을 구현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어떻게 해서든 단가를 낮춰야 했다. 바이어들은 이마트의 최대 강점을 활용했다. ‘바잉 파워’였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아줄 테니 가장 싸게 달라”고 설득했다. 여기에 많은 업체가 응했다. 초저가 생수, 비누, 물티슈 등이 이렇게 나왔다. 와인도 이 중 하나였다. 칠레의 한 와이너리에 “한 번에 100만 병을 사겠다”고 해서 단가를 확 떨어뜨렸다.
이마트는 특히 와인에 많은 공을 들였다. 온라인이 팔 수 없는 대표적 상품이 주류였다. 이마트는 마진을 과감히 포기하고 철저히 ‘집객’의 수단으로 초저가 와인을 내세웠다. ‘와인 사러 이마트에 일부러 사람들을 오게 해야 한다’는 계산이었다. 이 계산은 들어맞았다. 와인 구매자는 도스코파스 출시 이전 대비 36% 증가했다.
우선 매장부터 바꿨다. 창동 명일 순천 월계 등 25개 매장을 장보기에 특화된 곳으로 하나하나 뜯어고쳤다. 온라인을 가격으로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생활용품 같은 것은 확 들어냈다. 이들 매장에 가면 기존 이마트에선 볼 수 없는 상품이 많다. 예컨대 딸기 토마토 같은 과일은 기존 1~2개 품종에서 10여 개 품종을 파는 식으로 바꿨다.
체험형 콘텐츠도 많이 들였다. ‘맛집’을 대거 유치한 것이 대표적이다. 월계점은 지난 5월 재단장했는데, 맛집만 20여 곳에 이른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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