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뒤 한국 벼 생산성 25% 이상 감소할 것"

입력 2020-07-28 15:12   수정 2020-07-28 15:43


21세기 말(2071~2100년)에는 한국의 벼 생산성이 지금보다 25% 이상 줄어들 거란 분석이 나왔다. 폭염일수는 연간 10.1일에서 35.5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동물이나 식품을 매개로 한 감염병도 늘어날 수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모두 현재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됐을 때 예측되는 현상이다.

기상청과 환경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의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을 공동으로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을 대상으로 2014~2020년 발표된 1900여 편의 국내외 논문과 각종 보고서의 연구 결과를 분석 및 평가했다.

보고서는 “최근 한반도의 기온 및 강수 변동성이 온난화 현상 및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과 해수면 상승 속도는 지구 평균 대비 빠르다”고 진단했다. 지구 평균 지표온도는 1880년에서 2012년 사이 0.85도 상승한 가운데, 한국은 1912년부터 2017년 동안 약 1.8도 상승했다.

이대로면 21세기 말에는 4.7도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대표농도경로(RCP) 4.5 수준으로 온실가스 저감 정책을 실현하면 2.9도 상승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해수면은 29년간(1989~2017년) 연 2.9㎜ 상승했다. 최흥진 기상청 기후정책과 차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 현상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벼·옥수수·감자 생산성 뚝
보고서는 현재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21세기 말 벼를 비롯한 주요 재배작물의 생산성이 크게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벼는 25% 이상, 옥수수는 10~20% 가량 생산성이 감소할 거란 분석이다. 여름감자는 30% 이상, 가을감자는 10% 가량 생산성이 쪼그라들 수 있다. 고추나 배추의 생산성도 줄어드는 가운데 양파는 생산 수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사과 재배적지는 아예 없을거란 진단도 내놨다. 배, 포도, 복숭아의 재배적지도 현재보다 대체로 감소할 전망이다. 감귤은 강원도까지 재배가 가능해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온주밀감은 더 이상 제주도에서 재배가 불가능할 전망이다.

식물의 생육개시일은 앞당겨지고 낙엽시기는 늦어질 전망이다. 2090년 벚꽃 개화시기는 현재보다 11.2일 빠를 것으로 예상됐다. ‘벚꽃축제 절정기’도 3월로 앞당겨지는 셈이다. 2080년대 들어서는 소나무 숲이 현재보다 15%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1도 오를때마다 감염병·식중독 위험↑
폭염은 사망자가 증가하는 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기온이 1도 높아지면 사망위험은 5% 증가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특히 75세 이상 노인이나 만성질환자 등 사회경제적 상태가 낮은 인구집단이 취약할 거라고 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말라리아(9.52~20.8%), 쯔쯔가무시증(4.27%) 등 매개 감염병이 증가하게 된다. 살모네라는 47.8%, 장염비브리오는 19.2% 증가할 수 있어 식중독도 늘어날 수 있다. 대기오염 및 알레르기로 인한 건강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전언이다.

모기에 시달릴 일이 더 빈번해질 수도 있다. 온난화로 인해 외래종인 ‘등검은말벌’과 ‘갈색날개매미충’을 비롯해 위생해충인 모기, 진드기 등이 갈수록 더 많아질 전망이어서다. 특히 모기는 1도가 높아지면 생체개체수가 27%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기반산업에도 악영향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기상청과 환경부는 진단했다. 보고서는 “폭염 등 고온환경에 노출이 잦아지면 근로자의 건강 및 작업 역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지역의 기반 산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다”고 했다.

2020년대 중반 이후 여름철 냉방 전략소비가 겨울철 난방소비를 넘어설 것으로도 추정했다. 폭염 및 열대야로 과거 10년(2007~2016년) 대비 7~8월 건물부문 전력 소비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증가폭은 7월이 14%, 8월이 14.2%다.

이 보고서는 정부가 한국의 기후변화 관측, 예측, 영향, 적응에 대한 현황을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한 내용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발간했다. 이른바 ‘기후변화 백서’다. 2010년, 2014년에 이어 세 번째로 발간한 것이다. 이번 보고서는 분야별 전문가 120명이 참여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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