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 변호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판사 시절 법원행정처에 찾아가 펑펑 울었다’라는 자신의 글과 관련해 29일 "나잇값을 못했다"며 사과했다.
신 변호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추 장관이 판사로 근무하던 시절 춘천지방법원으로 발령을 받자 ‘여성 판사의 지방 근무가 부당하다’며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찾아가 펑펑 울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고, 다수의 언론사에서 신 변호사의 페이스북 글을 인용해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언론에서 신 변호사의 페이스북 글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법무부장관이 판사로 근무하던 시절 지방 근무가 부당하다며 대법원에 찾아와 펑펑 울었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다"면서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허위사실에 의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다"라고 반박했다.
법무부는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변호사는 논란이 커지자 "추미애 장관의 마음에 불가피하게 일으킬 상처를 좀 더 깊이 헤아리지 못한 점은 대단히 잘못됐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추 장관이 젊은 시절에 한 인사항의는 당시 너무나 이례적인 일이어서 제 기억에 깊이 각인됐다"며 사실관계에 대한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추 장관은 추가 글을 통해 "급기야 제 젊은 날의 기억까지 송환당했다"면서 "1982년 사시에 합격하고 1983년 1984년 2년의 사법연수원을 거친 당시는 전두환 신군부시절이었다. 1985년 3월에 춘천지법으로 발령이 났다. 정통성을 상실한 신군부 아래에서 판사임용장을 받으러 가지 않았던 게 팩트다"라고 주장했다.
법원행정처에 가서 울고 불고 임지부당성을 따진게 아니라 오히려 그날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항변이다.
이에 장진영 변호사는 추 장관이 앞서 군복무 관련 의혹에 휘말린 아들과 관련해 "내 아들이 굉장히 화가 나서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말한 것을 상기시키며 "지방발령에 대해 대법원에 항의하며 펑펑 울었다는 주장에서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는 부분은 '대법원에 항의' 보다는 '펑펑 울었다' 일 것이다"라며 "펑펑 울었다는게 명예훼손이라면 왜 자신은 아들이 울고 있다는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해서 다 큰 아들 명예를 훼손했을까"라고 꼬집었다.
장 변호사는 "그나저나 화가 났을 때 우는 건 집안내력 같기도 하다"면서 "법무부장관께서 자기를 화나게 했다고 국민을 상대로 법적조치 운운하셨던데 아들은 자기가 울고 있다는 걸 만천하에 알려 심각한 명예훼손을 한 모친에 대해 한마디 않고 꾹 참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추 장관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상황이 언론에 보도된 데 대해 “저의 아들 신상 문제가 언론에 미주알고주알 나가는 것들이 ‘정말 검언유착이 심각하구나’ 느낀다. 또 한 번 감탄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추 장관은 “저는 매일 고소·고발을 당하는 사람이다. 저는 공인이니까 참겠다”면서 “저의 아이 같은 경우는 하루도 빠짐없이 성실하게 군 복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 (아들이) 한쪽 다리를 수술을 했다. 제가 국회의원이 아니었더라면 재검을 받아 아마 군대를 안 가도 됐을 것”이라며 “아이는 사실 화가 나고 슬퍼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더이상 (아들을) 건드리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 2017년 주한미8군 한국군지원단 미2사단지역대 소속 카투사로 근무한 추 장관의 아들이 휴가를 나갔다가 부대로 복귀하지 않았는데 추 장관이 부대에 외압을 행사해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검찰은 수사에 나섰다.
'펑펑 울었다'는 발언으로 이번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신평 변호사는 판사 출신으로 추 장관의 사법연수원 1년 선배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에 참여했고 정권교체 이후 대법관 물망에도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당시에는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며 정부에 쓴소리를 한 바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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