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로 개조되는 '카니발'…미니밴이 택시 시장 주력 되나

입력 2020-07-29 15:06   수정 2020-07-29 15:08

‘카라반(Caravan)’은 역사적으로 동아시아와 유럽을 무리 지어 오가며 값나가는 물건을 교역하던 상인을 일컫는 말이다. 이때 주로 사용된 이동수단은 낙타와 말(馬) 같은 동물이었다. 이후 19세기 들어 짐을 나르는 수단이 동물에서 자동차로 바뀌면서 카라반을 의미하는 새로운 용어 ‘밴(VAN)’이 추가됐다. 밴은 트럭보다 작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및 일반적인 승용차보다 몸집이 큰 내연기관 이동수단을 일컫는다. 하지만 같은 영어권 국가라도 각 나라의 이동 문화에 따라 지칭하는 대상은 조금씩 다르다. 그중에서도 덩치가 비교적 작은 차량은 ‘마이크로밴’ 또는 ‘콤팩트 MPV’로 불렀다.

미니밴의 원조로 1936년 미국의 발명가이자 엔지니어였던 윌리엄 부시넬 스타우트(William Bushnell Stout, 1880~1956)가 만든 스타우트 스캐럽(Scarab)이 꼽힌다. 유럽에선 1949년 아우디의 전신 가운데 하나인 데카베(DKW)가 슈넬라스터(Schnellaster) 미니밴으로 시장에 진입했고, 1950년 폭스바겐 또한 타입2를 앞세워 가세했다. 1956년에는 피아트도 멀티플라(Multipla)를 선보이며 다인승 흐름에 동참했다.

현대적 개념의 다인승 대형 미니밴의 원조로는 1980년대 크라이슬러가 선보인 닷지 카라반을 지목하는 사람이 많다. 카라반은 크라이슬러를 회생시킨 리 아이아코카 회장이 포드에 근무하던 1970년대에 구상했지만 헨리 포드 2세가 거절한 탓에 크라이슬러에서 꽃을 피웠다. 카라반 덕분에 미국은 미니밴 전성시대를 일으킨 나라가 됐고 지금도 여전히 인기 차종으로 자리하고 있다.

한국도 미니밴을 찾는 이가 많다. 대표적 모델인 기아차 카니발(사진)은 매월 5000대 이상 인도되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지금은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플랫폼 여객운송산업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렌터카+기사’로 유상운송 사업을 전개했던 플랫폼들은 디젤 카니발을 활용했다. 반면 택시 사업자는 액화석유가스(LPG) 카니발을 내세운다.

카니발 LPG는 현재 판매되지 않는 차종이다. 그럼에도 택시 사업자들은 비싼 카니발 휘발유 11인승을 구입해 LPG로 개조한 뒤 택시로 사용한다. 세단형 승용차보다 넓고 큰 미니밴의 장점을 결코 무시할 수 없어서다. 실제 현대차 스타렉스와 기아차 카니발을 놓고 같은 가격으로 누군가를 이동시켜줄 때 비용이 같을 경우 어떤 차를 호출할 것인지 물으면 대부분이 선택하는 차종은 ‘카니발’이다.

곧 등장할 4세대 카니발에 LPG 엔진이 없는 이유는 카니발이 유상운송 사업에 사용될 것이란 예상을 전혀 하지 못한 탓이다. 기아차는 카니발 LPG 엔진 출시를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모빌리티 사업자들이 직접 돈까지 들여 휘발유를 LPG로 개조하는 것을 보고 부랴부랴 출시 계획을 잡은 것이다.

벌써부터 업계에선 미니밴이 택시 시장의 새로운 주력 차종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25만 대인 중형 세단 택시의 상당수가 카니발 LPG로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중형 세단 택시보다 요금은 비싸겠지만 소비자들은 이미 ‘타다’에서 카니발의 편안함을 경험했다. 세단 택시의 시대가 계속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권용주 <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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