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입력 2020-07-30 15:16   수정 2020-08-28 00:32

구글을 창업한 래리 페이지의 재산은 435억달러(약 49조원)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선 활동에도 인색한 그가 이 많은 재산을 어디에 쓸지 모두가 궁금해한다. 그는 “내가 만약 오늘 버스에 치여 죽는다면 전 재산을 일론 머스크(사진)에게 기부하겠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왜 가족도 자선단체도 아니고 머스크에게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했을까? 그는 테드(TED)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머스크는 화성으로 가고 싶어 합니다. 그건 인류에게 가치 있는 목표죠. 이것이 기업이고, 이런 목표가 바로 자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즈니스가 세상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는 그의 가치관이 나타나는 말이다. 구글은 “전 세계 정보를 체계화해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미션을 내걸고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 케냐에서 상용 서비스에 성공한 ‘프로젝트 룬’이나 머신러닝을 활용해 홍수를 예측하고 멸종 위기 생물을 보호하는 ‘공익을 위한 인공지능’이 대표적이다.

페이지가 자신의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한 머스크 역시 기업 활동을 통해 인류를 환경 오염과 자원 고갈의 위기에서 구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갖고 있다. 그는 자신이 사업하는 이유를 “‘돈을 벌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무엇인가’가 아니라 ‘인류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를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혁신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것이 기업의 역할이라고 믿었다.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수천억달러 개인 재산을 쏟아부어 ‘스페이스X’를 끌고 나갔다.

페이스북 창업주인 마크 저커버그는 “내게 회사는 이윤 창조는 물론 세상의 큰 변화를 창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며 기업의 핵심 가치에서도 사회적 가치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은 “비즈니스가 선을 위한 힘이 되게 만든다”고 자신의 기업 목적을 밝혔다. 미국의 대표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최근 사명을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로 변경했다. 기업 활동을 통해 환경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셈이다.

대부분 영리 기업의 가장 큰 목적은 수익을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구글, 테슬라를 포함한 이들 기업에 수익은 목적 그 자체가 아니라 더 큰 사회적 목적 달성에 따라오는 2차적인 수단과 같다. 앞뒤가 바뀐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기업들이 더 큰 성장을 하고 있다.

오늘날 많은 기업이 미래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의 하나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이야기한다. 현재 국내 주요 기업의 대부분이 CSR 전담부서를 설치할 정도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이 기부와 봉사를 하는 것만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고 볼 수는 없다. 이제 우리 기업 역시 인류의 어떤 난제를 해결하고 싶은지 생각해 봐야 할 때다. 모든 비즈니스에 ‘원대한 목적’을 심는 일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박은진 < IGM세계경영연구원·책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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