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월성1호 폐쇄 회의록' 조작…후폭풍 우려 발언은 축소"

입력 2020-07-30 17:55   수정 2020-07-31 01:22

한국수력원자력이 경북 경주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를 확정한 2018년 6월 15일 이사회 회의록 내용을 축소·조작해 국회와 감사원에 제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원자력살리기국민행동, 원자력정책연대 등 탈원전 반대 시민단체들은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대통령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선언을 뒷받침하기 위해 한수원이 이사회 회의록까지 변조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사회에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회의록에선 이를 들어냈다는 주장이다. 원자력살리기국민행동은 “이 회의록은 2018년, 2019년 국정감사에 증거 자료로 제출됐고 현재 감사원에도 변조된 자료가 제출됐다”며 “이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자 업무방해에 해당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이 입수한 녹취와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한수원의 모 이사는 “월성 1호기 사업자는 엄연히 한수원으로 돼 있는데 (이사회 결정 전에) 정부가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월성 1호기를 뺀 건 월권”이라고 반발했다. 이 발언은 회의록에서 삭제됐다.

다른 이사가 “지역주민들은 (월성 1호기가) 들어올 때도 반대했지만 폐쇄도 반대할 것”이라며 지역사회 후폭풍을 우려한 내용도 회의록에서는 “지역주민 및 노조와도 충분히 소통해 주기를 부탁한다”는 내용으로 요약·교체됐다.

또 한수원이 권명호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정재훈 사장 후보 직무수행계획서에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는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정해진 처리 방향을 바탕으로 한수원 중심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경제성, 지역 수용성, 안정성 등 제반 사항을 평가하고 가급적 연내에 한수원 차원의 의사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추진할 적임자로 정 사장을 택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사회 회의록은 당시 전체 이사의 동의를 받아 작성했다”며 “직무수행계획서의 경우 한수원은 공공기관으로서 정부 정책을 이행할 수밖에 없고,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최종 결정은 경제성까지 고려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따르느라 한수원과 산업통상자원부가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축소했다는 의혹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월성 1호기가 2012년 30년 설계수명이 완료되자 2022년 11월까지 10년간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수원은 현 정부 출범 후인 2018년 6월 긴급 이사회를 열어 “경제성이 없다”며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 이에 국회는 월성 1호기 경제성 축소 의혹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고 현재 감사 중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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