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는 30일 2.65%(1050원) 오른 4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차는 올해 8.1% 하락했다. 아직 작년 말 주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27.0% 급등하며 빠르게 낙폭을 줄이고 있다.
반등의 계기는 생각보다 좋았던 2분기 실적이다. 기아차는 2분기 145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5336억원)은 물론 직전 분기(4445억원)와 비교해 반 이상 줄었다. 하지만 시장 추정치였던 762억원의 두 배 가까이 됐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개별소비세율이 5.0%에서 1.5%로 인하된 상황에서 신차 효과가 더해져 내수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8% 급증한 게 매출 급감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쏘렌토 판매량 증가율은 127%, K5는 155%에 달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의 상반기 자동차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6% 늘었다. 세계에서 시장이 위축되지 않은 유일한 지역이었다. 같은 기간 미국은 -23.7%, 서유럽은 -40.3%, 일본은 -19.9%였다. 해외 완성차 업체들이 모두 2분기에 적자를 냈지만 국내 업체가 선방할 수 있었던 이유다.
내수가 받쳐주는 가운데 해외 수요도 점차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개별소비세 감면이 연말까지 연장됐다. 다음달 카니발 출시로 신차 효과도 더 이어질 전망이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텔루라이드의 미국 판매가 3분기 본격화되고, 인도에선 9월 전략형 신차 쏘넷이 출시 대기 중”이라며 “하반기에는 미국과 인도 등 해외 판매량 회복이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텔루라이드는 미국에서 생산이 수요를 못 따라가 최근 생산능력을 연 8만 대에서 10만 대로 늘렸다.
중대형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레저용차량(RV) 등 고가 차량 판매 비중이 늘면서 대당 평균판매가격(ASP)이 오른 것도 증권가에서 기아차가 옛날과 달라졌다고 보는 이유다. 지난 2분기 내수 판매 차량의 ASP는 268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440만원)보다 9.7% 올랐다. 수출 차량의 ASP도 1만5900달러에서 1만8200달러로 14.0% 상승했다. 사상 최고 수준이다.
반면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4세대 카니발 사전 예약이 하루 만에 2만3000여 대를 기록했다”며 “기아차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신형 카니발이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내년 기아차 영업이익을 2000억원 넘게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급을 보면 외국인은 현대차보다 더 샀다. 최근 한 달 동안 외국인은 현대차를 348억원어치, 기아차를 40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기관은 각각 1879억원어치와 99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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