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신공항 '극적 합의' 물꼬

입력 2020-07-30 18:16   수정 2020-07-31 03:10

10조원대 국책사업인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사업이 무산 위기 하루를 앞두고 극적 반전이 이뤄졌다. 김영만 군위군수가 대구시와 경상북도에 ‘조건부’로 공동후보지 유치 신청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김 군수는 공동후보지 유치 신청 조건으로 지난 29일 대구시장, 경북지사 등이 합의한 민항 터미널과 군 영외관사의 군위 배치,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추진 등에 대해 대구·경북 국회의원과 시·도의원의 서명을 요구했다.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30일 국회의원과 시·도의원들을 상대로 서명을 받고 있다. 국방부 경상북도 대구시가 군위군을 설득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날 국방부 등에 따르면 군위군이 31일 밤 12시까지 통합신공항 유치 신청을 하지 않으면 사업이 무산돼 원점으로 돌아간다.

전문가들은 군위군이 대구시와 경상북도의 설득을 수용해 31일 유치 신청을 하더라도 인센티브 실행에 따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신공항 이전사업이 혼란을 거듭하는 것은 공항이라는 국가 인프라를 기술적인 기준보다 정성적인 기준에 의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구의 한 교수는 “10조원대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명확한 기준과 절차를 분명히 지키지 않고 투표 등 의사결정 방식이 오락가락했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신뢰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통합신공항 논란은 이전후보지 선정 때부터 예고됐다. 2017년 2월 6일 국방부는 군위군 우보(단독후보지)와 군위군 소보·의성군 비안(공동후보지) 등 네 곳을 예비이전후보지로 선정하면서 각 군에 의견을 요청했다. 당시 군위군은 공동후보지 안에 반대했다. 주요 시설 배치, 주민지원사업비 배분 등으로 군위 주민끼리는 물론 군위와 의성 간 심각한 갈등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공동후보지 안은 통합공항이전 사업을 어렵게 했다. 공동후보지는 의성군수와 군위군수가 공동으로 유치 신청을 해야 하지만 군위군은 단독후보지인 우보보다 공동후보지인 소보의 찬성율이 극히 낮은데 소보를 신청하라는 것은 군민의 의사에 반한다며 유치 신청을 계속 거부해왔다. 의성군은 “대구시와 경상북도 군위군 의성군 등 4개 지자체가 합의하고 주민투표까지 시행해 공동후보지가 결정됐는데도 군위군이 주민투표 결과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며 통합신공항이 무산되면 군위군을 상대로 소송을 하겠다는 입장을 지난 26일 밝혔다.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겉으로는 협력하면서도 공항 활성화와 지역 발전이라는 대의보다 서로 유리한 방향으로 욕심을 내면서 갈등을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대구·경북지역 한 기관 대표는 “대구·경북이 서로 자기 욕심을 앞세우면서 스스로의 미래가 달린 현안사업이 표류했다”며 “지자체의 추진력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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