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기 '미투' 피해자들 "2차 가해 여전, 어떻게 기뻐할 거라 생각하나"

입력 2020-07-31 09:15   수정 2020-07-31 09:17


배우 고(故) 조민기의 미투 사건 피해자들이 자신들을 향한 2차 가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지난 30일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고 조민기 미투 사건 피해자들과의 인터뷰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피해자들은 조민기 사망 후 2차 가해로 고통받고 있다고 했다. 한 피해자는 "조민기의 사망 소식을 들은 그 날이 정확하게 기억난다"며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 역시 "내게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를 꼽으라고 하면 그의 사망 이후 나의 일상이다"고 전했다.

이어 피해 내용을 털어놓은 이들은 조민기 사망 이후에도 2차 가해에 시달려야했다고 고백했다. 피해자는 "가해자가 자살하고 나서 내가 제일 먼저 본 댓글은 '청주대 X들 이제 파티하겠네'라는 글이었다"며 "그가 죽길 바라서 이 일을 시작한 게 아닌데, 왜 그가 사라져서 우리가 행복해할 거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내 인생에서 이 사람이 없어졌다는 사실이 너무나 충격적이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고, 이 생각만 하고 있다. 근데 어떻게 우리가 지금 기뻐할 거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피해자들은 "정말 매일 같이 24시간 미투가 사람을 죽였다는 댓글을 보고 있으면 '아 진짜 내가, 나 때문에 죽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밤길 조심해라', '너희를 어떻게 하겠다'는 협박성 익명의 메시지들을 2차 가해 고소를 위해 자료를 수집했었다. 그 자료를 수집하려면 댓글을 읽을 수 밖에 없고 하루에도 몇백 개, 몇천 개씩 댓글을 보면서 자료를 모았다. 그런데 결국 2차 가해자들을 고소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아는 직장 상사가 나한테 '(가해자가) 죽으니까 기분이 어때요?'라고 물어본 적 있다. 그래서 '허무하다' 그러고 그냥 도망쳤다. 그 문장을 화면으로만 봐왔는데 내가 누군지 아는 사람이 그 익명의 사람들이 하는 말을 할 때는 진짜 세상이 무너졌다"고 밝혀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이들은 고 박원순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에 대해 언급하며 "(기자회견에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장을 들었을 때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했다.

앞서 2018년 3월 조민기는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조교수 재직 시절 다수의 여학생을 성추행했다는 폭로와 함께 미투 가해자로 지목됐다. 이후 그는 경찰 수사를 받던 중 그해 3월 9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로 인해 성추행 관련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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