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린의 B:무비] 추천은 내가 할게, 누가 볼래?-장마철 '집콕' 영화로 이거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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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8-01 12:57  

[오서린의 B:무비] 추천은 내가 할게, 누가 볼래?-장마철 '집콕' 영화로 이거 어때?


코로나19로 야외 활동이 줄어든 만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어쩔 수 없이 방에 틀어박혀 지루한 시간을 보내기 좋은 방법을 찾고 있다면? 못 본 영화 찾아보기, 또는 예전에 봤지만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영화를 꺼내 보는 것은 어떨까. 그중 ‘이 영화 봐도 될까?’ 망설여졌던 이들을 위해 ‘추천은 내가 할게, 누가 볼래?’로 다양한 작품들을 소개해 본다. -편집자 주-

장마가 시작된 뒤 외출하기 꺼려지는 요즘이다. 비가 안올 때는 비가 오고 심해진 습기와 더운 날씨를 피해 밖에 나가기보다는 집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며 영화 한 편을 보는 것은 어떨까. 집중하고 보면 순식간에 하루가 끝날 영화 네 편을 소개한다.



▶세븐-이열치열, 무더위를 이겨내는 치열한 캐릭터 대결

영화 ‘세븐(감독 데이빗 핀처)’은 성서의 7가지 죄악인 탐식, 탐욕, 나태, 욕정, 교만, 시기, 분노를 주제로 연쇄 살인을 벌이는 끔찍한 살인마의 행적을 쫓는 두 형사의 서스펜스 범죄 스릴러다.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와 매일 비가 내리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요즘처럼 비가 오는 날 보기 좋은 범죄 스릴러 작품이다.

은퇴를 일주일 앞둔 형사 윌리엄 서머셋(모건 프리먼)과 신참 형사 밀스(브래드 피트)는 팀이 된 다음날부터 시작된 연쇄 살인 사건을 함께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영화를 보며 성서의 7가지 죄악의 상징을 따라 처참하게 살해된 시체들, 현장에 남긴 흔적을 따라 추적하는 두 사람을 따라가다 보면 빈틈없이 설계된 계획과 그에 맞춰 움직이는 살인마의 철저함에 놀라게 된다.

사건을 맡은 두 캐릭터가 가진 개성이 가장 눈길을 끈다. 계획적이고 매사 침착하며 냉정한 성향의 서머셋과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밀스의 성향을 작은 소품 하나까지 활용해 표현했다. 자신이 사용하는 소지품을 정리해두고 도시의 소음에 잠을 이루지 못해 메트로놈을 켜두는 등의 연출을 통해 그의 성향을 드러낸다. 반면 밀스는 구겨진 와이셔츠를 입고 옷걸이에 대충 걸려있던 넥타이를 매거나 현장 사진을 볼 때도 어지럽혀진 테이블 등 비교적 자유로운 모습이다.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두 사람이 한 공간에 있는 모습도 여러 구도에서 보여주기도 한다. 특히 서머셋과 밀스가 칠판에 7개의 죄악을 적어두고 범인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내는 장면에서는 대립되는 구도로 앉아있어 눈길을 끈다. “범인은 미쳤다”며 나가서 수사해야 한다는 밀스와 “범인은 미친 게 아니다”고 계획적인 범인의 행동을 파악하려는 서머셋은 같은 사건도 어떤 시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며 영화의 긴장감과 재미를 더한다. 두 캐릭터를 연기한 모건 프리먼과 브래드 피트의 연기 합이 더해져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1995년 작품이지만 장면 하나하나 정성을 들여 촬영된 ‘세븐’은 지금 봐도 세련된 영상미를 자랑한다. 매일 비가 내려 어두침침한 도시의 풍경, 지문 검식 결과를 기다리며 나란히 앉아있는 긴 복도나 낡은 회색빛 건물, 복잡하고 장애물이 많은 건물 사이에서 밀스와 범인의 추격 신과 비 때문에 생긴 물웅덩이에 비치는 범인의 실루엣, 수많은 노트와 시체들의 사진, 사건 현장에 있던 물건들이 전시된 범인의 집안 등 장면마다 작은 부분까지 집중하고 보게 된다. 영화의 후반에는 엄청난 반전이 있어 마지막 장면까지 긴장감을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



▶그것-역시 여름에는 머리가 쭈뼛쭈볏 서는 공포

영화 ‘그것(감독 안드레스 무시에티)’은 아이들이 사라지는 마을, 종이배를 들고 나갔다가 사라진 동생을 찾아 나서는 형과 친구들 앞에 ‘그것’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비 오는 날을 배경으로 충격적인 장면을 선보여 강한 인상을 준 작품이다.

비가 오던 날 빌(제이든 리버허)의 동생 조지(잭슨 로버트 스콧)는 형이 민들어준 종이배를 갖고 놀다가 배수로에 숨어있던 광대 페니 와이즈(빌 스카스가드)와 만나고 실종된다. 이후 빌은 여름 방학 동안 리치(핀 울프하드), 에디(잭 딜런 그레이저), 스탠(와이어트 올레프), 벤(제레미 레이 테일러), 마이크(초슨 제이콥스), 베벌리(소피아 릴리스) 등 ‘루저 클럽’ 친구들과 동생을 찾으려 하고, 이들이 사는 마을 데리에 27년마다 나타난다는 페니 와이즈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와 맞서기 시작한다.

‘나는 데리를 사랑해’ 같은 문구가 적힌 풍선을 들고 나타나는 페니 와이즈는 ‘루저 클럽’ 아이들이 각자 무서워하는 대상으로 변해 이들을 괴롭히기 시작하는데, 그때마다 기괴한 모습으로 변하는 페니 와이즈를 연기한 배우 빌 스카스가드는 소름끼치는 웃음소리와 양쪽 눈동자가 따로 움직이게 하는 등 인육을 즐겨 먹는 초월적 존재의 특징을 제대로 살려 연기했다. 그와 함께 ‘루저 클럽’ 멤버들을 연기한 아역 배우들 역시 두려움의 대상과 마주칠 때마다 공포에 질린 모습이나 늘 함께 하지만 진정한 공포를 경험한 뒤 서로 충돌하고, 페니 와이즈를 없애기 위한 거친 액션도 펼치는 등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다.

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그것’은 원작과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간대부터 다른 점이 많다. 빌의 동생 조지가 발견되는 시점이나, 데리 마을의 아이들이 살해 당한게 아닌 실종된 것으로 나온다는 점 등이 원작과 차이점이 있다. 또 ‘루저 클럽’ 아이들을 사냥하기 위해 여러 괴물들이나 기괴한 모습으로 변하는데, 이것 또한 아이들이 두려워하는 대상이 시대에 맞춰 달라졌다.

또 영화는 여름을 배경으로 밝고 화사한 데리 마을의 풍경과 페니 와이즈가 살고있는 니볼트 가 폐저택의 음산한 분위기를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루저 클럽’ 아이들이 다이빙하는 높은 절벽과 강, 초록빛 숲은 생기가 넘치지만 페니 와이즈와 아이들이 마주치는 장소나 하수도 속은 빛 하나 제대로 들지 않는 어둠으로 물들어 있다. 폐저택에서 흩어진 아이들을 대상으로 입에서 염산을 내뱉는 괴물, 좁은 냉장고에서 접힌 몸을 피며 기괴하게 등장하는 페니 와이즈, 하체가 잘린 채 매달려 있는 실종된 아이 등 영화의 중반부까지 보는 이들을 단순히 놀래키는 정도로 끝났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휘몰아치는 듯한 강력한 공포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아쿠아맨-올 여름 제약 많은 물놀이 대리만족은 화면으로

영화 ‘아쿠아맨(감독 제임스 완)’은 땅의 아들이자 바다의 왕, 심해의 수호자인 슈퍼히어로 아쿠아맨(제이슨 모모아)의 탄생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보기만 해도 시원시원한 액션에 바다와 육지를 오가며 펼쳐지는 화려한 영상미를 자랑하는 작품이다.

영화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배우들과 캐릭터들의 높은 싱크로율이다. 인간인 토마스 커리(테무에라 모리슨)와 아틀란티스의 여왕이었던 아틀라나(니콜 키드먼) 사이에서 태어난 아쿠아맨, 아서 커리 역은 제이슨 모모아가 맡아 열연을 펼쳤다. 원작에서는 금발에 푸른 눈의 백인 캐릭터였지만 흑발과 황금색 눈을 가진 모습으로 외적으로는 다른 점이 많다. 하지만 아쿠아맨이 가진 괴력과 해저 생물들과 교감하는 능력, 삼지창을 완벽하게 다루는 모습까지 캐릭터의 특징과 매력을 잘 소화해냈다.

지상과 전쟁을 준비하는 옴(패트릭 윌슨)을 막기 위해 아서를 설득하고 그를 돕는 제벨 왕국의 공주 메라 역은 엠버 허드가 연기했다. 붉은색 머리카락은 인어공주를 연상케 하지만 아틀란티스인다운 강한 신체와 과격한 액션, 물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능력까지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소화해내 비주얼과 연기 등 모든 면에서 부족함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들 외에도 제임스 완 감독과 오랜 호흡을 맞춘 패트릭 윌슨이 옴 역을, 아서와 메라의 뒤에서 도움을 주는 아틀란티스의 참모 누이디스 벌코 역에는 윌럼 더포가, 아서와 옴의 어머니이자 아틀란티스의 여왕이었던 아틀라나 역에는 니콜 키드먼이 출연해 조연 배우들까지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그동안 쏘우 시리즈, 컨저링 시리즈, 인시디어스 시리즈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폭넓은 연출을 보여준 제임스 완 감독이 각본에도 직접 참여한 점이 눈길을 끈다. 국내 영화 팬들에게는 스릴러 장르의 작품들로 유명한 제임스 완 감독은 ‘아쿠아맨’으로 첫 히어로 영화를 연출했다. 이런 감독의 특징이 돋보이는 장면 중 하나로 전설의 삼지창을 얻기 위해 나아가는 아서를 방해하는 장애물 중 하나인 트렌치라는 괴물들의 비주얼과 이들이 아서와 메라를 쫓는 추격 신은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원작 코믹스에 충실하게 따른 스토리에 입이 떡 벌이지는 스케일의 영상미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극중 배경이 되는 해양 왕국 아틀란티스의 풍경, 옴의 아틀란티스 연합군과 삼지창을 손에 넣고 진정한 바다의 지배자가 된 아서를 따르는 괴수 카라덴과 해양 생물들 간의 대규모 전투 신 등 각 장면마다 적절히 활용한 음향 효과와 압도적인 비주얼을 만들어낸 CG가 더해져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모아나-비주얼, 서사, 캐릭터 모두 사이다 그 자체

영화 ‘모아나(감독 론 클레멘츠, 존 머스커)’는 바다가 선택한 소녀 모아나(아우이 크라발호)가 부족의 저주받은 섬을 구하기 위해 신이 선택한 전설 속의 영웅 마우이(드웨인 존슨)와 함께 모험에 나서는 어드벤처 애니메이션이다. 덥고 습한 여름 날씨를 잊게 만드는 청량한 영상미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모아나’는 애니메이션 명가 디즈니가 만든 만큼 영화의 배경이 되는 바다, 캐릭터들의 모션, 영상의 색감, 음악까지 빈틈없이 완벽하다. 모아나와 바다가 교감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데, 바다는 모아나를 도와주기 위해 길을 열어주고 물에 빠져도 다시 배 위에 안전하게 올려주는 등 섬세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보기만 해도 눈이 시원해지는 맑고 푸른 색감과 소리, 모아나와 소통할 때마다 둥글게 변하는 등 인격체를 가지고 등장해 눈길을 끈다.



모투누이 섬 족장의 자식으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족장으로서 교육을 받은 모아나는 위기에 빠진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한 번도 나가본 적 없는 바다로 나간다. 그는 자신이 해야 하는 임무를 알고 이를 위해 나아가는 행동력과 위기에 처했을 때도 도움 없이 스스로 헤쳐나가는 등 기존의 디즈니 프린세스와는 다른 행보를 보여준다. “공주님”이라 말하는 마우이의 말에도 “난 공주가 아닌 족장의 딸”이라고 부정해 공주보다는 모투누이 차기 족장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기도 한다.

특히 모아나는 남다른 수영 실력과 날렵하면서도 유연한 액션을 선보인다. 테 피티의 심장을 삼킨 닭 헤이헤이가 코코넛 탈을 쓴 해적 카카모라에게 납치당하자 그를 구하기 위해 카카모라의 배로 뛰어든다. 한 손에는 노를 들고 휘두르며 헤이헤이를 구해내고 수많은 독침을 피해 밧줄을 능숙하게 타는 등 화려한 액션을 보여준다. 어릴 때부터 바다를 궁금해했던 모아나는 테 피티의 심장을 돌려놓기 위해 만난 마우이(드웨인 존슨)에게 항해술을 알려달라고 한다. 그에게 배운 항해술로 용암 괴물 테 카와 맞설 때도 배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시원시원한 액션과 행동력을 보여줘 걸크러시한 면모를 드러낸다.

특히 론 클레먼츠와 존 머스커 감독이 앞서 선보인 ‘인어공주’처럼 똑같이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지만 에리얼과 전혀 다른 개성을 갖고 있다. 인간 세상을 동경해 육지로 나가고 싶어하고 그런 과정에서 만나 에릭 왕자를 향한 사랑 때문에 움직이지만, 모아나는 여성이 아닌 한 섬의 족장으로 책임감을 갖고 바다로 나아가며, 어떤 위기에도 굴하지 않는다.

또 반신반인 마우이(드웨인 존슨)와 러브라인이 아닌 서로 도움을 주는 든든한 동료로 마지막까지 함께 원하는 바를 이뤄내고, 모아나는 ‘모투누이 섬의 모아나’에서 진정한 자신을 찾는 것에 성공한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섬으로 무사히 돌아간 모아나는 부족들에게 항해술을 가르치고 함께 항해하며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의 모습으로 독보적인 캐릭터성을 보여준다.

(‘모아나’ 스틸컷-출처: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세븐’ 포스터-출처: (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그것’ 포스터-출처: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아쿠아맨’ 포스터-출처: 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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