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언니들 앞 신들린 샷…유해란, 16년 만에 신인으로 타이틀 방어

입력 2020-08-02 17:36   수정 2020-08-03 00:27


2일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라운드가 열린 제주 세인트포GC(파72·6395야드) 14번홀(파4). 단독 선두 유해란(19)의 100m짜리 세컨 샷이 핀 1m 옆에 붙자 ‘핫식스’ 이정은(24)의 표정이 굳어졌다. 부지런히 버디를 낚으며 두 타 차까지 따라붙었던 맹렬한 추격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14번, 15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낸 유해란은 17번홀(파4)에서도 긴 버디 퍼트를 떨궈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16년 만에 루키의 챔피언 타이틀 방어’란 역사를 쓴 대형 신인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KLPGA 최저타수 타이기록 세워
유해란이 제주삼다수마스터스에서 23언더파 265타를 기록하며 우승상금 1억6000만원을 가져갔다. 23언더파 265타는 김하늘(33)이 2013년 MBN·김영주골프 여자오픈에서 기록한 KLPGA 최저타 타이기록. 유해란은 나흘간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도 완성했다.

유해란은 대회 내내 선보인 물오른 아이언샷을 이날도 이어가며 코스를 요리했다. 8번홀(파4)에서 아이언샷을 홀 4m에 붙이며 버디를 낚았고, 12번홀(파3)에선 80㎝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타수를 줄였다. 17번홀에선 예상치 못했던 10.5m 버디 퍼트를 홀에 밀어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온이 가능한 짧은 홀이었지만 아이언 티샷을 선택해 안전하게 타수를 줄인 침착함이 돋보였다. 유해란은 “작년에는 비가 와 대회 최종라운드가 취소되면서 얼떨결에 우승했는데 올해에는 실력을 증명한 것 같아 감회가 새롭다”며 “대회 직전 아이언을 바꿨는데 궁합이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유해란은 지난해 초청선수로 나와 우승했다. 덕분에 남은 시즌 대회에 출전했지만, 정규투어 대회의 절반을 소화해야 신인 자격을 주는 KLPGA 규정상 올해 루키가 됐다. KLPGA투어에서 신인이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것은 김미현(1995·1996년 한국여자오픈), 박세리(1995·1996년 서울여자오픈), 송보배(2003·2004년 한국여자오픈)에 이어 네 번째다. 유해란의 이번 방어는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최강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 대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묵직하다.

한·미·일 강자들의 맹렬한 막판 추격도 신들린 듯한 유해란의 질주를 막지 못했다. 이정은이 20언더파를 기록하고도 2위에 그쳤고, 3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치며 코스레코드를 세운 임희정(20)이 18언더파 270타를 치며 3위에 올랐다. 김효주(25)와 장하나(28)가 17언더파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인왕 독주체제 구축 성공
유해란은 일찌감치 특급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골프채를 잡은 유해란은 중학생이던 2014년 아마추어 메이저급 대회인 KLPGA 협회장기 우승으로 이름을 처음 알렸다.

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로 발탁된 이후에는 아마추어 최강자로 군림했다. 2016년부터 3년 동안 국가대표로 활동하면서 아마추어 무대에서 10개가 넘는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정교한 아이언샷이 특기다. 안성현 프로(SBS골프해설위원)는 “비거리를 더 낼 수 있지만, 정확성 위주로 샷 전략을 펼쳐내는 자기 통제력이 뛰어나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유해란은 신인상 경쟁에서도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올해 32명의 신인이 투어에 뛰고 있지만, 우승은 유해란이 처음이다.

제주=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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