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코로나19·미중 갈등에 상반기 이익 65% 급감

입력 2020-08-03 15:22   수정 2020-11-01 00:01


아시아 비중이 높은 영국 은행 HSBC가 올 상반기 세전 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65% 급감했다고 3일 발표했다. 이 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비해 충당금을 더 많이 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HSBC는 자산 규모 2조7000억달러로 세계 6위, 유럽 1위의 거대 은행이다. 이 은행의 상반기 세전이익은 43억2000만달러(약 5조1500억원)로 작년 상반기 124억1000만달러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시장 예상치인 56억9000만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267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264억1000만달러를 살짝 웃돌았다. 순이자마진(NIM)은 1.43%로 0.18%포인트 떨어졌다.

HSBC는 올해 부실채권으로 발생하는 손실 규모 예상치를 기존 70억~110억달러에서 80억~130억달러로 확대 조정했다.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게 나온데다 하반기에도 글로벌 경기 하강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에서다.

노엘 퀸 HSBC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대유행과 금리 하락, 지정학적 리스크, 높아진 시장 변동성 등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과 미국의 갈등 고조에 HSBC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HSBC는 지난 6월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통과에 찬성하는 성명을 냈다가 서방 국가들의 집중적 비판에 직면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 정부에 머리를 조아려봤자 별 이득이 없을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HSBC는 본사는 영국에 있지만 매출의 절반 이상이 홍콩에서 나온다.

HSBC는 소매 지점 통합, 유럽 지역 사업 축소 등 3만5000개 일자리를 줄이는 구조조정 계획을 지난 2월 발표했다. 퀸 CEO는 "구조조정 계획을 현재도 변함없이 추진 중이며,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앰버힐캐피털의 잭슨 웡 펀드매니저는 "코로나19와 미·중 갈등은 HSBC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라는 점에서 실적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런던과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는 HSBC의 주가는 올해 연초 대비 42% 하락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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