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보도 청구했다가 체면 구긴 조국…권경애 "법학자 맞나?"

입력 2020-08-03 15:55   수정 2020-08-03 15:57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이른바 '조국 펀드' 의혹을 제기한 경향신문을 상대로 낸 정정보도 청구가 요건을 채우지 못해 각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민변 출신 권경애 변호사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법학자로서 자격 미달"이라고 조국 전 장관을 비판했다.

앞서 조국 전 장관은 7월 20일 SNS를 통해 "경향신문을 대상으로 정정보도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조국 전 장관이 문제 삼은 것은 2019년 8월 20일자 [조국 '사모펀드 투자' 다음해…운용사에 '얼굴없는 53억']이라는 제목의 기사다.

조국 전 장관은 이 기사에 대해 "근거 없이 악의적으로 제 가족의 투자가 불법적인 부문과 연계되어 있다는 '사실적 주장'을 하였는바, 이는 명백히 오보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정보도 청구는 보도 6개월 이내에 할 수 있다. 정정보도 청구의 요건을 규정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14조에 따르면 정정보도는 언론보도 등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청구할 수 있다. 또 보도 후 6개월이 지난 경우에는 할 수 없다.

언론중재위(언중위) 측도 이 같은 규정에 따라 조국 전 장관 측 정정보도 청구는 각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권경애 변호사는 "제척기간이 지난 줄 모르고 정정보도 청구를 했다면 법학자로서 자격미달이고, 지난 줄 알고도 정정보도 청구를 했다면 그 또한 법학자로서 자격미달"이라며 "조국씨가 (언론에)엄포를 놓고 있으나 아마 대부분의 기사들은 정정보도 청구의 제척기간이 도과된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민사 손해배상으로 가면 언론의 고의과실이 필요한 불법행위를 입증해야 하는데, 그 입증도 만만치 않을 것이고. 형사 고소도 비방목적의 허위사실 보도가 아닌 한 공익목적이라는 위법성조각사유에 해당될 소지가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 기사 무엇을 정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지, 그 근거와 중재위 판단을 좀 보고 싶다. 내가 보기에는 정정할 것이 없어 보이는데 말이다"라고 했다.

한편 조국 전 장관은 최근 자신을 비판한 언론사와 기자, 유튜버 등을 상대로 "지치지 않으면서 따박따박 진행하겠다"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미 일부 언론사와 기자 등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전 장관의 이런 대응은 과거 자신의 주장과 모순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국 전 장관은 2012년 서울대학교 법학 제53권 제3호에 실린 '일부 허위가 포함된 공적 인물 비판의 법적 책임'이란 논문에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적 인물은 항상적인 비판과 검증의 대상인데, 보통의 시민이 공적 인물에 대한 비판을 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허위사실이 제기되었다는 이유로 그 시민에게 법적 제재가 내려진다면 표현의 자유는 심각하게 위축될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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