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는 3일 상장 세부 내용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2만~2만4000원(액면가 100원)이다. 공모가 범위를 기준으로 한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최대 1조7569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상장하는 전체 주식(7320만 주)의 21.9%인 1600만 주를 기관과 일반투자자에게 배정했다. 오는 26~27일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다음달 1~2일 일반청약을 받아 9월 11일 상장할 예정이다. IPO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다. 3일 기준 장외시장에서 카카오게임즈의 주식이 주당 6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만큼 상장 후 상승여력을 고려해 공모가 범위를 할인해 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후 주가 흐름이 부진할 경우 카카오페이지 등 기업공개를 위해 대기 중인 다른 카카오 자회사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수도 있다”며 “이 점을 충분히 반영해 공모가를 산정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의 이번 상장 일정을 두고 “상장 철회 후 절치부심 끝에 적기를 노렸다”고 평가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018년 코스닥시장 상장 승인을 받았으나 감리 문제에 발목이 잡혀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감리 문제 외에도 2018년엔 배틀그라운드가 해킹 이슈 등으로 인기가 시들해져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상장을 처음 시도했던 2018년과 비교하면 올해가 IPO를 추진하기 훨씬 유리한 환경이란 얘기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1분기 매출 964억원, 영업이익 127억원, 순이익 109억원을 냈다. 최대주주는 카카오(상장 전 기준 59%)로, 주요 투자자는 2018년 2월 1400억원을 투자한 텐센트(5.6%), 넷마블(5.6%) 등이다.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를 시작으로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커머스, 카카오뱅크 등의 기업공개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