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같아서" 혼전임신에 성관계 언급까지…직장내 성희롱 '천태만상'

입력 2020-08-03 18:17   수정 2020-08-03 18:19


노무사와 변호사 등 노동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단체에 접수된 직장 내 성희롱·성추행 사례를 3일 공개했다.

신고된 사례는 회식자리에서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는 노골적인 성추행부터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민감한 사생활을 묻거나 외모를 품평하는 행위가지 다양했다.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직장인 A 씨는 상사가 이름이나 직급 대신 '아가'라고 부르며 성희롱했다. 용기를 내서 문제를 제기했지만 사과 받지 못했고, 오히려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

B 씨는 "매일 소리를 지르고 핸드폰을 집어던지려 하는 등 강압적인 대표 밑에서 일하고 있다"면서 "회사의 이사는 여직원의 신체를 만지는 등 성희롱을 지속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C 씨는 입사할 때부터 상사에게 성희롱을 당해왔다고 털어놨다. "많이 힘드냐"고 물으며 어깨를 주무르고 얼굴을 만졌고, 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지만 성희롱은 멈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히려 '딸 같아서 그런다'며 혼전임신 얘기를 꺼냈다. 그럴 때마다 수치스러웠지만 핵심 임원에게 밉보이면 그만 둘 수밖에 없어 참고 지냈다"고 고백했다.

직장갑질119는 지난 7월 한달 동안 신원이 확인된 이메일 제보 247건 중 성희롱·성추행 제보가 19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일주일에 관계를 몇번 하느냐" "남자친구와 혼전 성관계를 하지 말라"는 식의 노골적인 성희롱 발언과 팔과 가슴 옆쪽을 건드리거나 허벅지를 쓰다듬는 식의 성추행 사례도 제보됐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제보를 살펴보면 신체 접촉 행위를 딱 한번만 하는 상사는 없었다"면서 "윙크 등 비접촉 성희롱으로 시작해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으면 정도가 점점 심해진다"고 지적했다.

현행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직장내 성희롱은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해 성적 언동 등으로 굴욕감·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근로조건·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성추행도 포함된다.

윤지영 변호사는 "권력 관계에 기반한 직장 내 성희롱은 반복되기 쉽기 때문에 초기부터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성희롱의 밀행성을 고려해 피해자의 증언이 구체적이고 일관된 경우 증언만으로 성희롱 사실을 인정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성희롱 상황을 구체적으로 자세히 기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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