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 '脫중국'에…中, 투자 당근책 꺼낸다

입력 2020-08-05 17:00   수정 2020-11-03 00:03

일본 기업들이 정부의 적극적인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자국 복귀) 정책에 따라 중국 내 공장을 잇달아 빼내면서 중국 정부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장쑤성, 산둥성 등 일본 기업 공장이 많은 중국 지방정부들은 투자환경 개선을 서두르는 등 비상이 걸렸다. 일본과 싱가포르 등은 최근 정세 불안으로 홍콩을 이탈하는 금융회사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탈중국 일본기업 70%가 의료기기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의 탈(脫)중국 움직임이 중장기적 추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국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일본과 같은 제조업 선진국의 생산기지 역할을 하면서 제조 역량을 쌓아왔다. 일본 기업들이 빠져나가면 이 같은 중국의 성장 모델이 흔들릴 수 있는 데다 ‘산업 공동화’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미·중 갈등에 이어 세계 3위 경제대국인 일본과의 ‘디커플링(결별)’이 심화될 경우 중국이 받는 경제적 타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기부양책에 리쇼어링 관련 2200억엔(약 2조500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또 자국 기업의 인접국 복귀를 뜻하는 ‘니어쇼어링’에도 235억엔의 예산을 배정했다.

지난달 중순까지 진행한 1차 모집에서 87개 기업에 690억엔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이 가운데 57곳은 일본으로, 30곳은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시아로 이전할 계획이다. 1차 모집에서 관련 예산 30%가량을 쓴 일본 정부는 리쇼어링 기업 2차 모집을 하고 있다.

SCMP는 “1차 모집 기업의 70%가 중국이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의료기기 기업이라는 점에 중국 정부가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2차 모집에 지원한 기업 중에도 의료기기 업체가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금융정보업체 데이코쿠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은 2012년 말 1만4394개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말에는 1만3934개, 지난해 5월 말에는 1만3684개로 줄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이미 탈중국이 시작됐다는 얘기다.

류즈뱌오 난징대 산업경제학 교수는 “지방정부들은 관할 내 외국기업이 떠나는 것을 망신이라고 보기 때문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기업 유지비를 낮추고 안전한 투자환경을 제공하는 데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 기업의 이탈을 막기 위한 지방정부의 조치도 속속 나오고 있다. 상하이시정부는 최근 ‘외자유치 활성화를 위한 24개 조치’를 시행했다. 자유무역지구 확대, 외국인 입국허가 절차 개선, 정부와 기업 간 소통 체계 보완, 지식재산권 보호 등을 담았다.
홍콩 떠나는 금융사도 적극 유치
일본과 싱가포르 등은 국가보안법 등 정치 불안으로 홍콩을 떠나는 금융사들을 끌어오기 위해서도 적극 나서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일본 금융청은 지난달 말 기존 6개월 정도 걸리던 해외 펀드의 일본 이전 절차를 단 사흘로 줄이는 방향으로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은 홍콩의 금융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비자 면제, 소득세 감면 등의 유인책도 준비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홍콩 금융사 유치를 위해 홍콩과 비슷한 영어 사용 환경, 15% 안팎의 낮은 법인세율, 안정된 사법제도 등을 내세우고 있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예치된 외국인 예금은 6월 말 기준 618억싱가포르달러(약 54조원)로 1년 전보다 40% 증가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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