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최고가 행진…한국은행 10년 속앓이 끝

입력 2020-08-06 16:47   수정 2020-08-07 01:21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한국은행도 내심 반기는 눈치다. 2011~2013년 금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직후 시세가 폭락하자 “상투를 잡았다”는 비판에 시달린 경험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104.4t, 매입가(장부가격) 기준으로 47억9000만달러(약 5조7000억원)어치의 금을 보유하고 있다. 한은의 금 보유량을 런던 금시장 거래단위인 ‘트로이온스(약 31.1035g)’로 환산하면 약 368만2601트로이온스다.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10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지난 4일 3.1%(61.1달러) 상승한 트로이온스당 2035달러로 마감했다. 한은이 보유한 금을 이 가격으로 평가하면 75억달러(약 8조9000억원)에 육박한다. 평가차익은 3조2000억원에 달하고 평가수익률은 56%를 웃돈다.

한은은 그동안 금 투자로 적잖은 ‘마음고생’을 했다. 한동안 금 매입을 하지 않던 한은은 김중수 총재 시절인 2011∼2013년 금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2011년에 40t, 2012년 30t, 2013년에 20t을 매입했다. 외환보유액의 ‘투자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져서다.

하지만 한은이 금을 사들인 직후 금값은 내림세를 이어갔다. 금값은 2014년 1100달러 선까지 떨어졌고 이후 1100~1300달러 선을 오갔다.

금값이 떨어지면서 한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졌다. 2013년 10월 18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민주당 소속 김현미 의원(현 국토교통부 장관)은 “한은이 금값도 예측하지 못하고 사들여 적잖은 평가손실을 냈다”며 “국제적 투자 손실에 앞장섰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한은은 보유한 금의 평가손실 문제로 여야의 질타를 받았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는 금 문제로 국회에서 지적받지는 않을 듯하다”면서도 “금은 장기적 관점으로 투자하는 자산인 만큼 가격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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