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채소 비대위'까지 꾸린 대형마트…바이어들, 산지 돌며 물량 확보전

입력 2020-08-06 16:49   수정 2020-08-07 00:59

기록적인 장마에 유통업계에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 과일과 채소 등 농산물 생산과 수확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그나마 출하된 과일도 긴 비에 수분을 과도하게 흡수해 당도가 떨어지면서 당도 유지가 현안으로 떠올랐다.

가장 다급한 건 질 좋은 신선식품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웠던 대형마트다. 이들은 전국 방방곡곡에 바이어들을 보내 신선식품 물량을 확보하고, 신선한 상태를 유지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쌈채소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그간 경기지역에서 조달했던 상추 등 쌈 채소의 공급량이 폭우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베테랑 바이어들로 대책위를 구성하고 매일 전국에서 비가 덜 오는 지역을 돌아다니며 신선한 채소를 지킨 농가를 찾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충남 논산·금산, 충북 충주, 경남 밀양, 전북 완주 등 전국으로 산지를 확대해 매일 신선한 쌈 채소를 입점시켰다”고 밝혔다.

롯데마트 바이어들도 피해가 덜한 농가를 찾아 발로 뛰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경기 용인 등지에서 조달하던 쌈 물량을 구할 수 없게 되자 충남 만인산, 경기 광주 등의 농가를 찾아 신선한 채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장마에도 당도를 잃지 않은 과일을 찾아냈다. 이마트는 6일 특수 농법인 타이벡 농법을 사용한 ‘옥천 타이벡 복숭아’를 내놨다. 타이벡 농법은 과일을 수확하기 1주일 전 특수한 섬유인 타이벡을 과수원 땅에 까는 방식이다. 나무가 수분을 덜 흡수하게 해 과일의 당도를 높이고 장마 피해를 줄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국내 대형마트 중 유일하게 타이벡 복숭아 70t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장마 전 미리 확보한 질 좋은 과일을 이달 들어 풀고 있다. 산소와 질소의 양을 조절해 신선식품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기체제어(CA) 저장고에 있던 과일이다. 장마가 오기 전인 지난달 확보한 수박과 자두, 포도 등을 순차적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CA저장고는 최대 6개월 동안 농산물 등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며 “여름 과일인 수박은 매년 장마로 피해를 받기 때문에 미리 논산과 부여 등 우수농가에서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긴 장마에 제습기 등 관련 가전 매출이 폭증하면서 가전 물량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제습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의류건조기와 의류관리기 매출은 각각 60%, 110% 늘어났다. 연이은 폭우로 실내 습도가 높아지면서 수요가 대폭 늘었다.

한 대형업체 관계자는 “대부분 유통업체가 올여름 무더위를 예상해 제습기 발주를 하지 않았다”며 “전국 각지에서 제습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제습기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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