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새 아파트 부족…'입주권 몸값'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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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8-06 16:54   수정 2020-08-07 02:20

서울 새 아파트 부족…'입주권 몸값' 높아졌다


서울 내 재건축·재개발 조합원 입주권 거래가 크게 늘고 있다. 아파트 공급은 줄어들고 청약 문턱은 높아지면서 새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가 입주권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매물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청약 대신 입주권으로 내 집 마련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입주권 거래량은 총 122건이었다. 5월(48건)보다 1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거래 신고가 완료되지 않은 지난달 거래량도 61건으로 이미 5월 거래량을 넘어섰다. 올 들어 서울 내 월별 입주권 거래량은 2월 81건을 기록한 뒤 4월 30건으로 감소했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입주권은 재개발이나 재건축 사업 조합원들이 신규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는 권리다. 일반분양 계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분양권과 달리 통상 조합원들에게 프리미엄(웃돈)을 얹어 구입하다 보니 초기 투자비용이 높다. 반면 일반분양보다 좋은 동·호수를 배정받을 수 있고 조합원에게만 제공되는 이주비, 발코니 무료 확장 등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조합원 입주권은 10년 거주, 5년 보유한 물건만 매매가 가능해 수량이 제한돼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입주권 거래가 급증한 배경으로 신축 아파트 품귀 현상을 꼽는다.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3만6000가구로 올해(5만3000가구)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은 분양권 전매가 소유권 등기 이전까지 제한되고,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선 2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 시장에 새 아파트 매물이 귀한 이유다.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는 “시세보다 저렴한 ‘로또 분양’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청약 문턱이 너무 높아져 차라리 웃돈을 주고 새 아파트 입주권을 사겠다는 실수요자들이 늘었다”며 “입주가 마무리되면 가격이 더 오르기 때문에 입주 전에 내 집을 마련해 두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다주택자를 겨냥한 세제가 강화되자 소유주들이 절세 목적으로 처분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달 발표한 ‘7·10 대책’에 따라 내년 6월부터 1년 미만 보유한 입주권의 양도세율은 현행 40%에서 70%로 높아지고, 2년 미만 보유 때 현행 기본 세율(구간별 6~42%) 대신 60%가 적용된다. 양도세 중과 여부를 정하는 주택 수 기준에 조합원 입주권과 분양권도 포함된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세무사)은 “종합부동산세 산정 때 입주권이 준공 후 주택으로 산입되기 전 처분하길 원하는 다주택자가 많다”고 말했다.
입주권 가격도 ‘껑충’
신축 아파트 입주권의 손바뀜이 활발한 가운데 몸값도 올라가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힐스테이트 신촌’은 입주를 약 한 달 앞둔 지난달 전용면적 84㎡ 입주권이 연달아 손바뀜하며 13억8000만원, 14억9700만원, 16억원 등으로 가격이 높아졌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4단지를 재건축하는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 전용 102㎡ 입주권은 지난달 6일 31억298만원에 거래됐다. 내년 입주하는 서초구 서초동 ‘서초그랑자이’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달 24억원에 손바뀜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자 매도인들이 높은 호가에 내놔도 매수인들이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생각해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며 “당분간 입주권 시장에서도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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