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K] 각국 대사들이 파주의 이 중소기업을 찾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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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8-06 09:00   수정 2020-08-06 09:05

[넥스트K] 각국 대사들이 파주의 이 중소기업을 찾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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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인공호흡기를 납품받기 위해서 지금 번호표를 받고 기다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김종철 멕아이씨에스 대표이사는 지난달 중순 경기도 파주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미국에 있는 3개 회사는 해외에 공장을 두고 있고, 유럽 등지 회사도 수출 금지 상태"라며 "제3개국에 인공호흡기를 공급할 수 있는 회사는 중국회사 두 곳과 우리 뿐"이라고 이같이 밝혔다.

1998년 설립된 멕아이씨에스는 인공호흡기를 생산하고 있다. 2000년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한 뒤 2006년 인공호흡기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영국 아랍에미리트(UAE) 멕시코 등 40여개국에 인공호흡기를 수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멕아이씨에스의 인공호흡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호흡치료를 적극적으로 했을 때 코로나 완치율이 좀 더 높다는 데 인식이 강해지면서, 장비를 이용한 치료법이 정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대사들이 직접 파주까지 찾아와…상반기 수출만 218억원
코로나가 대유행하던 3월엔 각국 대사들이 직접 본사로 찾아오기까지 했다. 그는 "코로나로 얼마나 급하면 직접 회사까지 왔을까 싶었다"며 "각국 대사들에겐 그 나라에서 인공호흡기 장비를 잘 관리하고 오랫동안 판매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연결해서 보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수요가 많은 탓에 멕아이씨에스의 인공호흡기는 번호표를 받고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 세계에서 인공호흡기를 생산하는 회사는 12개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에 따른 인공호흡기 수요는 약 88만대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기존의 수요는 연간 10만대 정도였다.

김 대표는 "미국 프랑스 회사는 수출이 금지된 상태로, 아직까지 수요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에선 자동차 공장에서 인공호흡기를 몇 십만대씩 생산한다고 하지만, 기초적인 인공호흡기는 사실상 코로나 치료에 쓰임새가 없다"고 설명했다.

멕아이씨에스엔 해외 각국의 주문이 몰려들고 있다. 올해 멕아이씨에스는 미국 퓨처메디컬과 77억원대 인공호흡기 공급계약을 맺고, 파키스탄 러시아 베트남 멕시코 칠레 아랍에미리트에도 인공호흡기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올 상반기 수출은 1838만달러(약 218억원)로 작년 전체 수출의 4배 이상을 달성했다.

또 브라질에도 수출 물꼬를 텄다. 김 대표는 "브라질은 제도나 시스템이 특이해 진입하기가 어려웠다"며 "지난 4월 인공호흡기 MTV1000이 미국 FDA 긴급 승인을 받은 뒤 정식 승인 절차를 밟고 있어, 이를 통해 빠르게 브라질 시장에도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멕아이씨에스는 중국 저가 인공호흡기에 밀려 해외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코로나로 기술력이 인정을 받은 셈이다. 그는 "영국에서 중국제 호흡기가 저렴한 이유로 많이 사용됐지만, 기술적인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인공호흡기 연구 개발에 매진…3년간 적자
이처럼 멕아이씨에스가 해외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던 이유는 인공호흡기에 대한 집념 덕분이다.

멕아이씨에스는 2015년 기술특례 기업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후 2016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 적자에도 인공호흡기 개발에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갔다.

김 대표는 "일본의 경우 호흡기 시장이 3조원 규모인데, 한국은 당시 시장 자체가 없던 상태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며 "시장을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 연구개발에 투자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멕아이씨에스의 시작도 쉽지 않았다. 인공호흡기의 국산화를 목표로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에 진단기기나 이미용과 같은 의료기기는 없지만 치료기기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에 인공호흡기 개발에 뛰어들게 됐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인공호흡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여러 번 실패를 맛봤다"며 "기술도 어려울 뿐 아니라 시장 진입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멕아이씨에스가 국내에 납품하는 인공호흡기는 1년에 30대에 불과하다.

이에 멕아이씨에스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세계 최대 의료기기 전시회인 '독일 뒤셀도르프 국제의료기기전시회' 등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전문 전시회에 지난 22년간 한 해도 빼놓지 않고 참가했다.

그는 "브릭스 국가 중 한 곳에서 처음 수출계약이 나오면서 점차 해외 저변이 넓어지기 시작했다"며 "최근엔 전시회를 넘어 학회에서 전문 거래처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장 후 첫 '흑자 전환' 전망…호흡치료기로 확대
올해는 그간의 고생 끝에 흑자라는 결실을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 멕아이씨에스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4% 증가한 24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1억원으로 약 150배나 뛰었다.

증권업계에선 멕아이씨에스가 지난 2015년 상장한 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멕아이씨에스의 인공호흡기 예상 매출액을 932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작년보다 15배 증가한 수준이다.

멕아이씨에스는 인공호흡기 외에 호흡치료기도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압지속유지기 'HFT7000'은 지난 3월 유럽 의료기기 인증(CE)을 취득했다. 해당 제품은 폐질환이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호흡기 치료기기다.

코로나 환자에게 호흡치료기가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호흡치료기가 코로나 환자의 90%에 유효하다는 논문들이 나오고 있다"며 "현재 환자수와 병상수 간의 균형이 맞지 않다는 점에서, 치료를 못하다가 중환자가 되기 때문에 인공호흡기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코로나가 지금보다 안정화하면 사회 안전보장 측면에서 호흡치료기가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흡치료기는 인공호흡기보다 더 융합적인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로, 진입장벽도 높은 편이다. 김 대표는 "호흡치료기는 환자를 편안하게 해주는 기술로, 제품 개발만 하더라도 의사와 환자 상태에 대해 토론이 가능할 정도로 의학지식이 필요한 분야"라며 "호흡치료기 시장은 인공호흡기 시장의 10배 규모"라고 밝혔다.

호흡치료기 시장에서 멕아이씨에스는 리딩 그룹(선두그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 마켓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멕아이씨에스는 해외 고유량 비강산소공급기 시장(High-Flow Nasal Cannula Market)에서 6~7개 회사 중 키플레이어로 꼽혔다.

김 대표는 "이번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면서 인터넷 컨퍼런스 콜을 진행했을 때도 한국 이미지가 긍정적이라는 것을 느꼈다"며 "호흡치료기를 강화해 호흡케어 전반의 세계 리딩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멕아이씨에스는 강소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 김종철 대표는 "시장에서 키플레이어로 이름을 알리면서, 자체 시장을 만들어가는 회사가 되는 게 목표"라며"젊은 사람들이 한국의 미래는 어디로 갈 것인지 얘기할 때, 거론되는 회사가 되겠다"고 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사진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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