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사면 되지 뭐"…더 뜨거워진 2030의 '수입차 플렉스'

입력 2020-08-10 13:48   수정 2020-08-10 15:55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편집자 주] 최근 수입차 시장에서 밀레니얼 세대는 소위 '큰 손'이다. 2030세대의 구매 비중이 30~40%에 이른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우려가 커졌지만 사회생활 초년생들의 고가 수입차 구매 열기는 더 높아졌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입차 개인 구매 고객 8만195명 가운데 37%인 2만9687명이 10~30대였다. 2030세대는 과연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는 것일까. 이들은 왜 소득 대비 높은 비용을 감수하면서 수입차를 선택할까. 한경닷컴 인턴기자 이지민 신현아 전명석 3인방과 3회에 걸쳐 분석해본다.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고정지출이 많이 없다보니 여유자금이 있을 때는 나를 위해 돈을 쓰고 싶다. 기분탓일 수 있지만 수입차를 타고 나가면 대우가 달라지는 느낌도 받는다. 뭐든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2030 세대 "당장의 내 행복이 우선"
중견기업에 다니는 A씨(32)는 최근 생애 두번째 차로 수입차를 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수입차를 타고 도로에서 운전하면 존중받는 느낌도 들어 만족감을 얻는다는 설명이다. '승차감보다 하차감'이라는 말이 이 같은 문화를 대변한다. 고급 수입차를 탔을 때 실내에서 느끼는 승차감보다는 차에서 문을 열고 내리는 하차 때 주위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을 즐기는 '하차감'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수입차를 구매하는 2030의 소비 패턴에는 ‘플렉스(부나 귀중품을 과시하는 행위)’ 문화도 깔려있다. 취업정보업체인 사람인이 지난 2월 2030세대 3064명을 대상으로 ‘플랙스 소비문화’에 대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과반수 이상인 52.1%는 플렉스 문화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플렉스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로 ‘자기 만족이 중요해서’와 ‘즐기는 것도 다 때가 있다고 생각해서’ 등이 꼽혔다.

플렉스 문화는 명품 소비뿐 아니라 수입차 구매에도 불을 붙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입차 개인 구매 고객 8만195명 가운데 37%인 2만9687명이 10~30대였다.

이들이 구매한 수입차가 그렇다고 마냥 저가 모델인 것만도 아니다. 상반기 동안 개인 고객에게 판매된 BMW 520 차량 2665대 가운데 절반 이상인 1362대는 20~30대가 구매한 것이다. 520의 가격은 6260만~6550만원에 이른다. 차량 가격이 6300만원인 메르세데스-벤츠 E250 모델도 상반기 개인 고객에게 판매된 2806대 가운데 3분의1 가량인 879대가 2030세대의 몫이었다.

수입차의 가격대가 과거보다 다양해졌지만 하지만 여전히 일반 직장인들이 소득만 가지고 사기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6월 내놓은 2019년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에서 따르면 지난해 29세 이하 직장인의 평균 월급은 206만6000원, 30~39세는 296만5000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취득세 등을 감안하면 30대 직장인들은 꼬박 2년치 월급을 모아야 벤츠 E250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결혼·내집 마련 포기하니…수입차 플렉스

이렇게 구매한 수입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큰 자랑거리가 된다. '플렉스', '욜로' 등을 검색하면 자신이 구입한 수입차를 전시하듯 인증사진을 올린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입사 7년 차인 B(33)씨는 최근 벤츠 C200 모델을 구매하고 SNS에 사진을 올리는데 열중하고 있다. 그는 “결혼 생각이 없어서 어차피 큰 목돈이 필요하지 않고 내 집 마련도 우선순위가 아니다”라며 “오랫동안 후회 없이 탈 자동차를 구매하고 싶어 꼼꼼히 비교해 보고 벤츠를 샀다”라고 말했다.

이어 “차 사진을 게시하는 것도 소소한 행복”이라며 “꼭 과시용으로 차를 구입한 것은 아니지만 남들이 관심을 보이면 괜히 우쭐해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2030의 수입차 구매 비중이 커진데 대해 가치관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40대 이상이 미래 대비를 위한 근검절약에 치중해온 반면 2030은 불확실한 미래 대신 '현재의 나'에 투자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은 비슷한 처지의 또래에 대한 과시욕과 동조심리로 나타난 측면도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집값은 더 큰 폭으로 뛰다보니 2030세대의 내집 마련 부담이 커졌다”며 “집을 사지 않는 대신에 할 수 있는 할 수 있는 차선책의 소비를 찾다보니 차를 구매하고, 그 과정에서 과시욕구가 작용해 수입차를 고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우리나라도 자동차가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며 한 사람당 차 한 대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나와 소득 수준이 비슷한 사람이 수입차를 산다면 그에 동조해 경쟁심리로 수입차를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고”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 이지민 한경닷컴 인턴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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