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농가 파산 급증…무역분쟁에 코로나 타격

입력 2020-08-07 13:30   수정 2020-11-05 00:03


미국 농가 파산이 늘고 있다. 기존에 농축산물 가격 하락세를 겪던 농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 타격까지 받으면서 파산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6월30일 기준으로 미국 농가 파산은 1년새 8% 늘었다.

WSJ는 미 연방정부 자료를 인용해 작년 7월부터 지난 6월30일까지 농가 580곳이 파산법 12장을 적용한 파산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파산법 12장은 부채 규모가 1000만달러(약 118억원) 이하인 농가에 한해 3~5년간 채무 상환을 유예해 회생을 시도하게 하는 장치다.

미국 파산 농가 수는 5년전에 비하면 60% 이상 늘었다. WSJ에 따르면 이는 그나마 미 연방정부의 코로나19 지원금과 봉쇄 기간 등으로 인해 농가의 파산보호 신청이 어려워져 줄어든 수치다.

미국 농가는 최근 수년간 각종 농산물과 축산물 상품가격 침체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작년부터는 미국·중국, 미국·멕시코간 무역 갈등 여파로 미국산 농산물 수출이 더뎌져 가격이 하락세를 탔다.

여기다 코로나19로 식당이 문을 닫으면서 농축산품 수요가 크게 줄었다. 봉쇄 조치와 재택근무 등으로 인해 연료 에탄올 수요가 줄면서 원료인 옥수수 가격은 폭락했다. 공장 내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이어져 육가공 공장들이 일시 가동을 중단한 기간엔 소·돼지고기 가격도 내렸다.

전미 돈육생산협의회는 올해 미국 양돈농가 손실이 약 50억달러(약 5조93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캘리포니아 농무국은 캘리포니아에서만 농업 분야 손실이 86억달러(약 10조2100억원)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농가 대출도 늘고 있다. 미 농무부는 올해 미 농가 부채가 총 4250억달러(약 504조6030억원) 이상일 것이라고 추산한다. 1980년대 미국 농업위기 이후 가장 큰 금액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올해 농민 지원금을 사상 최대 규모인 330억달러(약 39조1810억원) 가량 지급할 계획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마저도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주리대 식품농업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농가 수익의 약 36%가 무역·재난지원금등 정부가 지급한 보조금에서 나올 전망이다. 약 20년만에 가장 높은 비중이다.

미주리대 식품농업정책연구소는 올해 미 농가소득이 각종 지원금 덕에 전년대비 3%만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역·코로나19 재난지원금은 올해 지급이 끝난다. 미주리대 식품농업정책연구소는 이 지원이 연장되지 않으면 농가소득이 내년엔 12% 급감해 파산 농가가 크게 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WSJ는 “미 의회는 농가 추가 재정지원안을 논의 중”이라며 “미국 농업부도 지원금 확대안을 검토하기 위해 코로나19가 농축산업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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